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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타카루 Jun 12. 2024

계획 없이 무작정 떠난 여행

05.31 ~ 06.06 일본 전국 기차여행 편 (1)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독일의 작가 헤르만 헤세(Herman K. Hesse)의 말이다. 아마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알고 있을 듯한 명언이 아닐까 싶다.


2023년 10월에 도쿄에 갔다 왔고, 올해 2024년 2월에 나고야에 갔다 온지 3개월 만인 2024년 5월 31일, 나는 다시 일본으로 출국했다. 마침 휴가 기간을 길게 받기도 했고, 그 시기를 집에만 박혀 있자니 이건 뭔가 억울하겠다 싶었다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계획 없는 말 그대로 노빠꾸 여행이었다. 


다만 그렇다고 아예 무계획으로 간 건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기차 여행을 컨셉으로 잡았다. 

나고야역에서 도카이도 신칸센이란 녀석을 처음으로 타 본 이후, 나는 일본에서 기차를 좀 더 타보고 싶었다. 그래서 캐리어와 백팩은 여전히 가져가지만 이번에 추가된 하나 있었다. JR그룹 전국패스. 이것만 있으면 JR에서 운영하는 일본 전역의 기차를 전부 수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교환할 녀석은 그린샤(특실칸)를 탈 수 있는 그린객차 패스다.


패스의 교환권을 들고 나는 졸리지만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인생 살면서 처음 타본 FSC 항공기.

3개월 만에 방문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은 예전과 비교하자면 공사가 끝나고 문을 연 상점도 있었고(특히 편의점), 여전히 공사중인 곳이 꽤 많았다. 10월에 터미널 공사가 얼추 끝난다고는 하는데 그때까지 나도 여행을 할 수 있을런진 모르겠다.


사실 내가 탈 비행기는 원래 에어버스의 A321이었으나 중간에 기종이 변경되어 보잉의 B738을 타게 됐다. 이런 기종전환이 흔하다고는 하지만 막상 내가 겪고 보니 불편했다. 신형 비행기가 아닌 구형 비행기인데다 좁은 좌석에서 3열 종대로 낑겨서 타는 비행기이다 보니 이건 참... 심지어 그마저도 지연이었다. 30분에 타야 할 비행기가 45분에 탑승 수속을 시작했으니.


인천공항 / 롯데타워 / 상암벌
63빌딩 / 문학구장 / 잠실구장 / 고척돔


그래도 어찌저찌 이륙은 하긴 했다. 하지만 비행기 내부는 역시나 낡음새가 있었고, 기내 AVOD도 뭔가 오래된 듯한 화면만을 비췄다. 결국 비행기에 타고 있던 동안은 노래를 듣거나 기절잠을 자거나 아니면 사진이나 찍고 다녔다. 창가쪽 자리라서 나가기가 영 아니었기에. 


그래도 밥은 공짜로 주니까(공짜 아님) 나중에도 한번 더 타볼 듯 싶다.



차라리 맥주 먹고 뻗어버리는 게 나을까 싶기도 했다. 일본 가는 하늘 위에서 마시는 아사히 맥주는 뭔가 강렬했다. (의외로 후쿠시마산 아사히가 아니어서 좋아쓰.)


손님 여러분,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우리 비행기는 나리타 국제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비행기가 완전히 멈춘 후 좌석벨트 표시등이 꺼질 때까지 자리에 앉아서 기다려 주십시오. 
선반을 여실 때에는 안에 있는 물건이 떨어질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스카이팀 회원사인 대한항공을 이용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희 승무원들은 앞으로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여행하실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2시간을 날아왔던가? 드디어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 이제 할 일은 마도구치에 가서 교환권을 패스로 바꾸는 일이다. 뭔가 안부를 전하러 가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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