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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타카루 Jun 14. 2024

나리타 도착, NEX 타고 도쿄로.

05.31 ~ 06.06 일본 전국 기차여행 편 (2)

 저번에 어디까지 썼더라. 아 그래, 나리타에 도착했다는 것까지 썼었다. 

 앞편에서 3개월이 지나서 또 방일했다고 썼지만, 사실 3개월이라는 시간도 긴 편은 아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짧은 시간도 아니다. 그 사이에 리모델링을 이유로 공항의 구조가 바뀌었을 수도 있고 말이다. 다행히 내가 갔을 때는 바뀐게 없었지만 여전히 혼란스럽긴 매한가지였다.


 "Passport."


 하지만 확실한 건, 나리타의 입국심사관들 중 몇몇 사람들은 불친절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다른 건 없었고 내가 이번에 마주한 심사관도 그러했다. 뭐 이런 일에 치이며 살다 보니 감정을 죽이는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나름 외국인들에게 있어선 처음 만나는 사람일텐데 접대용 웃음이라도 지어주면 좋겠는데. 뭔가 씁쓸했다. 

 뭐, 아무튼 그렇게 입국심사와 짐을 찾아서 메인 로비로 나왔다.


 다음 목표는 JR 미도리노마도구치(みどりの窓口 / 녹색 창구)에서 내 교환권을 JR 패스로 바꾸고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는 것이다. 역시나 기차표를 사려는 승객들로 내부는 꽉 차 있었고, 나 역시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예전에 자동매표기에서도 JR패스를 바꿀 수 있다는 뜬소문을 들은 게 기억나서 매표기로 갔으나, 여기도 사람들은 바글바글했다. 결국 또 다시 창구행.

 

 한참을 기다렸을까, 간신히 창구 앞에 설 수 있었다. 내 담당 직원은 외국인이었는데 최근에 JR을 비롯한 일본 전역에서 일본어가 가능한 중장기 체류 외국인들을 대거 구인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이 직원도 그 때 채용되어 일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무튼 본래 목적인 패스 교환과 함께 JR한국어 팜플렛 보여주고 사용하려면 이렇게 쓰고 날짜 지나면 안된다는 JR의 지극히 매뉴얼적인 주의사항과 함께 패스를 발급받았다. 


 나리타 공항역 지하로 내려가보니 도쿄행 나리타 익스프레스 40호가 이미 대기중이었다. 내가 탈 객차는 그 중에서도 12호차인 그린샤 객차였다.


늘 생각하는 거지만, 돈은 항상 옳다.

 

 확실히 그린샤 객차는 이전에 편도로 타본 일반석 객차와 달리 일단 가죽재질이라서 푹신했다. 어디서는 좌석이 넓어서 발 뻗기 좋다는데 어차피 숏다리라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리타 제1터미널역을 출발한 기차는 몇 분 안 걸려서 제2-3터미널에 도착했고 승객들이 우루루 몰려 타기 시작했다. 당연히 그린샤도 예외는 아니어서 외국 관광객 몇 명을 태운 채로 출발했다.


 도쿄역에 도착할 무렵에 열차 내 화면에 뭔가가 떴다. 츄오 쾌속선 운행이 셧다운되었다는 이야기다. 아무래도 사유를 보니 인신사고인 걸 보면... 누가 또 열차 선로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막상 스크린도어 설치하라고 하기에는 얘네들도 민간회사라서 쉽게 말을 꺼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무튼 그렇게 3분 가량을 더 달려 도쿄역에 도착했다. 하지만 여기서 나는 깨달았다. 내가 잡은 숙소가 JR선 부근이 아니란 사실을. 그나마 아키바행 야마노테선까지는 패스가 먹히지만 그 뒤로는 히비야선을 타고 가야 하는데 여기는 도쿄메트로 노선이고, 당연하지만 이 구간에서는 패스 사용 불가다. 즉 내돈 내고 전철을 타야 한다는 소리다. 괜히 사람들이 JR선 부근, 특히 야마노테선 부근에 숙소를 잡으라는지 다시 한 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욕이 튀어나왔지만 어쩔 수는 없었다. 내가 자초한 일이었으니.


https://maps.app.goo.gl/A4SqX8mNmzpCAxKL8


내가 묵은 숙소는 여기다. 닌교초에 있던 체인형 캡슐호텔(9h Nine Hours).


이 근처는 찾아보니 직장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주변 술집에도 양복 입은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사실 처음 일본에 왔을 때도 여길 이용했지만, 어째 그때랑은 다른 직원들이 있던 것 같았다. 뭔가 불친절한 인상이었기에...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던 탓에 그냥 씻고 뻗어버렸다. 본격적인 철도 여행은 다음날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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