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하는 것들.
네덜란드는 풍차의 나라도 아닌, 튤립의 나라도 아닌, 자전거의 나라이다. 물론 도시마다 그 비율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의 일상 속에서 자전거를 이용한다. 나만 해도 한 달에 대중교통비가 0원이 나올 때도 있으니!
네덜란드는 어떻게 자전거 왕국이 되었을까? 1950-60년대에 차를 소유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들의 수도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1971년에는 3000명 넘는 사람들이 사망했으며 그중 450명은 아이들이었다. 이에 대응하여 어린이들을 위한 보다 안전한 자전거 이용 조건을 요구하는 사회 운동이 형성되고, 이와 맞물려 1973년 중동 오일쇼크와 함께 네덜란드 정부는 자전거 인프라스트럭처를 개선하고 자동차 중심의 도로 건설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게 된다.
평평한 지형과 작은 땅, 인구 밀집도가 높다는 점이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사용성을 높이는데 이점으로 작용했다. 자전거로 크게 힘들이 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고 암스테르담에서는 대중교통으로 A 지점에서 B 지점으로 가는 것이 자전거로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을 갈아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자전거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네덜란드에서는 나이 불문 모두가 자전거를 이용하고, 경찰들도 자전거를 타고, 대부분의 배달 서비스도 자전거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DHL도 bakfiet이라고 하는 형태의 자전거로 이뤄지는 경우가 있다.(물론 이 경우에는 소형 우편물이겠지만!)
참고 기사 :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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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조금 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1. 자전거 구매
많은 사람들이 중고 자전거를 많이 산다. 온라인으로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 네덜란드의 중고나라인 Marktplaats라는 사이트가 제일 유명하고, 오프라인에 있는 자전거 샵에 가도 보통 중고 자전거가 구비되어 있다.
나의 경험에 의하면 온라인으로 중고 구매를 하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50-120)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지만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자전거일 수도 있고 오프라인 자전거샵에서 사면 가격은 조금 더 비싸지만(150-250) 안장 조절이라던가 기본 점검은 되어 있을 자전거일 가능성이 높다. 가끔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나 marktplaats에서 굉장히 저렴한(30-50유로 사이) 자전거를 볼 때도 있는데 경험상 훔친 자전거를 되파는 사람들이니 도의상 이런건은 사지 않도록 하자.
물론 새 자전거를 살 수도 있다. 본인이 원하는 브랜드의 웹사이트에서 구매를 하거나 보통은 데카트론에서 많이들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오프라인 샵에서도 물론 구매는 가능하다. 가격대는 250유로 이상.
2. 자전거 대여
보통 Swapfiets라고 하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많이 쓴다. 다달이 대여비를 내면서 사용하고, 고장이 난다면 새 자전거로 교환도 받을 수 있다. 일반 시티바이크, 기어가 있는 바이크, 일렉트로닉 바이크 등 종류가 다양하며 종류별로 가격대도 다르니 웹사이트를 확인해 보자.
남편은 두어 번 비싼 자전거를 도둑맞고 스왑핏츠 서비스를 일 년여간 이용했으나 자전거 퀄리티가 마음에 들지 않고, 자전거 고장 시 교환에 시간이 걸리는 점, 스왑핏츠 매장? 서비스센터에? 언제나 긴 줄, 만약 도난당할 시 본인 부담금이 있다는 이유로 바이크샵에서 250유로가량을 주고 Gazelle이라고 하는 브랜드의 기어가 있는 자전거를 구매했다.
3. 자전거 종류
놀랍게도 자전거 종류가 꽤 많지만, 크게 도시에서 볼 수 있는 자전거로는 일반 시티바이크, 레이싱바이크, 일렉트로닉바이크, bakfiets(이 모델도 일반과 일레트로닉 두 종류가 있다) 정도.
자전거는 최대한 튀지 않는 모델을 사는 게 도둑의 시선을 끌지 않기에 가장 안전한 선택이다. 나는 5년 정도 일반 자전거를 타고(두어 번 도둑맞았다) 2021년 즈음 일터까지 왕복 12km 정도를 타야 했는데 어후 그게 너무 힘들어서 데카트론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자전거를 구매했다. 암스테르담에서 한 소비 중 최고의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내 기억으로는 2020년 경부터 전기 자전거의 사용자가 점점 늘어 지금은 암스테르담 자전거 사용자의 10%가 전기 자전거 사용자라고 어디서 본 기억이 난다.
4. 자전거 액세서리
-필수품 : 도난 예방을 위해 뒤쪽 타이어용 락, 앞쪽 타이어용 체인 락 필수, 개인의 안전과 겨울철 벌금을 피하기 위해 전방 후방 라이트 필수(겨울철에 가끔 경찰들이 자전거 도로에서 라이트 없는 사람들에게 60유로가량의 벌금을 티켓을 준다), 자전거 벨 필수(몰랐는데 자전거 벨이 없거나 고장이 난 벨을 가지고 있을 경우 40유로 벌금이라고! 하지만 이 벌금을 받은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은 없다).
-선택 : 자전거 바구니(있으면 장 보거나 가방을 넣는 등 용이하게 쓸 수 있어 선호하는 편이나 자전거 주차할 때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뒷좌석 일래스틱 밴드(첫 자전거에 있었는데 은근히 유용했다.), 헬멧(네덜란드는 자전거 이용 시 헬멧이 필수가 아니라 대부분 사용하지는 않는데 가끔 어린아이들이나 나이가 드신 분들이 사용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정도가 아닐까?
5. 자전거 룰
-네덜란드에서의 자전거는 자동차와 비슷한 룰을 가진다.
우측 운전: 속도를 내지 않고 자전거를 탄다면 우측 도로에서도 우측으로 최대한 붙어서 운전해서 뒤에서 추월하려는 사람들에게 공간을 내어 준다. 추월은 우측이 아닌 좌측으로!!
-자전거 도로 : 운전은 꼭 자전거 도로로. 보행자 도로를 갈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서 걷자. (그냥 운전해서 가는 사람들 굉장히 많음)
-손 사인 : 오른쪽으로 턴할 거라면 오른손을 90도로 쭉 펴서 방향을 가리키고, 왼쪽으로 간다면 왼손을 90도로 쭉 펴서 방향을 가리키면 된다. 바쁜 도로라면 손가락으로 방향만 찍어줘도 된다. 손 사인은 꼭 해주자. ㅠㅠ 안 해줘서 사고 나는 거도 봤다.
나 같은 경우는 중간에 멈출 때는 손을 바닥을 향해 포인트 해준다. 개인적으로 이거도 꼭 해주자. 그냥 멈추지 말아요 다들.
-뒤 사람 확인 : 앞사람을 추월해서 가고자 할 때 꼭 뒤에서 누가 빠르게 오는지 아닌지 확인하도록 하자. 또한 보행자 도로에서 자전거 도로로 내려와 자전거를 타기 시작할 때도, 꼭꼭 뒤에 누가 오는지 아닌지 확인하자.
-핸드폰 사용 금지 : 경찰에게 걸리면 160유로가량 벌금을 내야 한다. 신호에 멈춰 있을 때 사용하는 건 가능.
-보행자 우선 :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우선이다. 이에 대해 더 할 말이 많지만 다음 포스트로 넘기기로.
-자전거 주차 구역이 아닌 곳에 자전거를 주차할 시, 운이 없다면 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관리부(?)에서 자전거를 트럭에 실어가기도 한다. 자전거를 되찾을 때 벌금을 내야 하며, 픽업 장소도 도심에서 꽤 거리가 있다고 들었으니 다들 지정된 곳에 잘 주차를 하도록 하자. (암스테르담 관련 정보)
-기타 자전거 관련 벌금은 여기서 확인해 보자.
앞뒤, 자전거 락과 라이트는 꼭 구비하고, 수신호를 잘 하면서 사고 없는 자전거 라이프를 즐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