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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에필라 Aug 26. 2023

알로나비치에서 만난 한국인의 반가운 오지랖

보홀에서 마사지샵 찾기


패키지로 필리핀을 갔었기 때문에 팀마다 조금씩 포함되는 내용이 달랐다. 호핑투어가 끝나고, 다 함께 삼겹살을 먹으면서 대화를 하다가 팀별로 오후 일정이 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부부의 경우는 리조트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쿠폰을 받았었다. 한 팀은 숙소에서 몇 시간 쉬고 난 후 마사지를 받으러 간다고 했다. 그리고 저녁도 현지식으로 먹는 팀도 있었다. 나중에 이야기 듣기로는 그 현지식에서도 같은 식당에 가서 메뉴가 달랐다고 한다.


우리 부부의 여행상품은 마사지가 포함되어있지 않았다. 그래서 현지에서 마사지를 받든 아니면 리조트에 있는 마사지를 받으려고 했다. 함께 투어를 하는 한 여성이 "마사지받으셨어요?"라고 물어봤다. 그래서 우리는 마사지받으려고 알아보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분은 'A스파'라는 곳에서 마사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혹시 마사지받고 싶으시면 빨리 예약하셔야 해요. 마사지샵들이 인기가 많아서 예약이 빨리 찬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마사지받은 경험을 얘기해 줬다.


"A스파에서 2시간 받았는데, 전 압이 센 걸 좋아해서 세게 해달라고 했는데 갈수록 힘이 빠지더라고요. 혹시 하실 거면 2시간 말고 1시간만 하세요. 2시간은 마사지사도 힘들어해요."


우리도 A스파에서 마사지를 받고 싶다고 말했더니 이야기를 더 이었다.


"그냥 오일 말고, 코코넛 오일로 고르세요. 오일을 아껴서 잘 발라주지도 않아요. 나중에 찾아보니까 코코넛 오일이 좋데요."


그렇게 A스파 마사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남는 시간에 A스파에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마사지에 대해서 처음엔 딱히 생각하지 않아서 보홀 마사지샵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었는데, 직접 후기를 들으니까 괜찮은 것 같았다. 카카오톡에 'A스파'를 추가하고, 예약하고 싶다고 카톡을 보냈다. 하지만 하루종일 카톡은 1로 남아있었다. (나중에 한국에서 확인하니 A스파 프로필 사진이 바뀌어져 있었다.)


"어제 패키지에서 간 마사지는 어떠셨어요?"

"아. B스파요? 거기도 좋았어요."


그러면서 A스파와 B스파 둘 다 갔던 한 명은 B스파를 더 마음에 들어 했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A스파를 더 좋아하고, 또 누군가는 B스파를 더 좋아한다면, 분명 둘 다 괜찮은 마사지샵임에 분명했다.





식사 후 알로나비치에 내려달라고 했다. 알로나비치에 내려달라고 하면 맥도날드에 내려준다. 알로나비치의 랜드마크처럼 맥도날드 표시는 크게 있어서 찾기 쉽다.



함께 투어를 갔던 팀 모두가 알로나비치에 내렸다. 다들 숙소로 그냥 돌아가긴 아쉬운 것 같았다. 특히나 내가 묶고 있는 숙소인 솔레아리조트는 투어를 함께 하는 팀들의 숙소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알로나비치까지 나오려면 툭툭이 150페소를 지불해야 한다. 이렇게 패키지 관광 일정이 끝날 때, 숙소에 가기 전에 알로나 비치에서 내리면 교통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함께 내린 팀들도 비그랜드리조트에 묶고 있어서 알로나비치까지 툭툭이 120페소를 내야 한다. 필리핀에 도착한 지 3일 차가 돼서야 처음으로 보홀에서 가장 잘 나가는 알로나비치에 가게 되었다.





알로나비치를 가는 작은 길에서는 많은 호객행위가 이루어진다. 네일, 발마사지, 머리 땋는 것, 오토바이렌트 등등 호객행위를 잘 들여다보면 저렴한 가격도 많이 있다. 알로나비치에 머리를 땋는 곳이 많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필리핀도착 첫날에 머리를 땋아봤을 것 같기도 하다. 스노클링을 할 때는 머리가 내려오지 않게 묶고 나서 바다에 들어가기 때문에 머리를 땋으면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여행지에서의 색다른 기분이 날 것 같다.





해변에서 파라솔 아래 썬배드에 엎드려서 받는 마사지는 특별해 보인다. 동일한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해변에서 마사지를 받아보라면서 우리를 잡아끌었다. 후덥지근한 공기가 몸을 눅눅하게 감싼다. 조금만 더 시원한 가을날씨였다면 해변마사지를 받아봤을 것 같다. 해변임에도 파라솔로 최대한 앞을 가려서 시야를 차단한 채로 마사지를 해서 바다가 안 보일 거면 굳이 더운 곳에서 마사지를 받고 싶지는 않아서 실내의 마사지샵에 가려고 지나쳤다.


 호객행위를 하는 직원은 800페소까지 할인해 주니깐 마사지를 받아보라고 했다. 썬배드에 누워서 마사지를 받고 있던 여성 2명은 한국인이었나 보다. "고민되면 마사지 한번 받아봐요. 아우 정말 좋아요."라고 말했다. 지나가는 행인이지만 한국인이니까 정보를 줘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게 너무 고마웠다. 해외에서 같은 한국인끼리는 오지랖이 넓어지나 보다. 나도 옆에 누워서 마사지를 함께 받고 싶어 졌다. 그 어떤 홍보보다도 와닿았다. 해외의 해변에서 듣는 한국말은 친숙하고 반가웠다.



우리는 해 질 무렵의 알로나비치를 걸었다. 조금씩 어두움이 찾아와도 여전히 즐거운 기타 소리와 팝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습하면서도 부드러운 바람에 머리가 날린다. 남편과 손을 잡고 해변가를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저녁이 되자 마사지를 받으러 비치를 떠났다. 그때 내가 알고 있는 마사지샵은 A스파밖에 없어서 맥도날드 근처에 있는 A스파에 가려고 했다.(B스파는 위치를 모른다) 예약을 안 했지만, 일단 방문해 보려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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