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서 건네온 문장이 내게 남긴 사유
필사하며 이 문장을 다시 써내려가는데
손끝보다 마음이 먼저 멈췄습니다.
저 문장이 말하는 조급함도, 숨김도
결국 ‘말의 무게’를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 생긴 감정이란 걸
어쩐지 너무 잘 알고 있었거든요.
누군가를 위해 한 말이었는데
나중에 돌아보면
실은 나 자신을 위해 던진 문장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지금 말하지 않으면 사라질까 봐'
'반드시 표현해야만 이해받을 수 있을까 봐'
그런 불안은
종종 내 말에 무게를 실기보다는
그저 감정을 실어 나르게 만들곤 했습니다.
반대로,
해야 할 말을 끝내 하지 못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배려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들킬까 봐
두려워서였던 것 같아요.
말하지 않았던 그 날의 침묵이
말보다 더 무겁게 남았던 기억.
조용히 삼킨 말들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을 흔들더라고요.
그 모든 장면에는
저라는 화자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말이 지나가고 난 자리에 남는 건
그때의 태도였습니다.
요즘 저는 말하는 게
글을 쓰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책 속 문장을 필사하며,
저자의 말이 아니라
‘왜 내가 이 문장을 골랐는지’를 되묻는 시간이 많아졌거든요.
그건 독자가 저자가 되는 자리에서
문장을 바라보는 시선이기도 하죠.
삶도 그런 것 같아요.
지나온 순간들을 정리하고 싶을 때,
그 순간들 위에 얹힌 말의 무게를 다시 되새기게 됩니다.
말은 익숙한데,
말의 무게는 늘 낯설어요.
그래서 더 천천히,
감정이 아닌 마음으로 꺼내려고 합니다.
‘말의 무게’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걸
다시 한번 생각해봅니다.
그 태도는 누군가에게 존중을 전하는 방식이기도 하고,
스스로를 다루는 섬세함이기도 하죠..
오늘도 필사한 문장을 덮고 나서,
하루를 바라봅니다.
오늘 꺼낼 말은
그저 감정을 옮긴 문장이 아니라,
기억에 남아도 좋은 말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