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함께 춤을, 껍데기 밖으로

삶은 변화

by 하티

어쩌면 나도 그동안 악마와 싸우느라 바빴던 걸지도 모른다.

그 악마는 내가 느껴선 안 된다고 여긴 감정들이었다. 시기, 질투, 분노, 우울, 두려움 같은 것들.

그 감정들이 고개를 들면 얼른 덮어야 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웃는 얼굴을 되찾아야만 했다.


하지만 크리스타 K. 토마슨의 『악마와 함께 춤을』을 읽으며 처음으로 이런 질문이 마음 깊숙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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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나쁜 감정을 피하려고 껍데기 속의 거북이처럼 살아가는 게 가치가 있을까?”



나는 그동안 감정에 대해선 늘 ‘관리’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해왔다.

그게 어른스러운 거라 믿었고,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이라 배웠다.


하지만 이 책은 정반대의 방향에서 감정을 바라본다.


그 감정들은,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가장 명확한 증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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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감정은 당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가 아니다.

당신이 자신의 삶에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난다는 건, 내가 뭔가를 소중히 여긴다는 뜻일지도 모른다고.

질투가 느껴진다는 건, 내 안에도 그런 꿈이 있다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우울은 어쩌면, 나를 더 잘 보살펴달라는 간절한 몸짓일지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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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감정을 느껴야 한다고 결정했음에도,

다른 감정이 느껴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 앞에서, 나는 오래전 내 감정들을 억눌렀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그땐 왜 그 감정들이 ‘틀렸다’고 생각했을까.

그 감정도 나였는데, 왜 버리려 했을까.



이 책은 감정과 대립하는 대신, 그 감정과 함께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그것이 단지 감정이 아니라, 삶의 의지라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나는 이제 감정 앞에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으려고 한다.

때로는 부끄럽고, 어색하고, 서툴더라도.

그 감정과 춤을 출 수 있다면, 껍데기 밖의 세상도 조금은 따뜻해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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