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의 빌딩숲에 갇힌 그녀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어디에 하나 사람 냄새를 찾기가 힘들었다. 정글이었다. 인간은 초식이자 육식동물이라 알고 있었는데 아니었다. 그저 육식 동물이었다. 서로를 잡아먹는. 그녀의 머리에 언젠가 읽었던 글이 생각났다.
그 넓은 바다에서 고래가 익사한다는 말. 익사라고? 베링해 언저리에 가면 기존의 고래들이 영역을 지키기 위해 하는 짓 때문이다. 수만리 먹이를 찾아온 고래를 집단으로 몰려들어 위로 숨 쉬러 오르는 고래를 짓누른다고 한다. 바다에서 태어나 육지에서 진화하다가 다시 바다로 간 고래. 그곳에서도 치열한 생존경쟁은 계속된다.
그리고 사막에서 물이 넘쳐 죽었다는 말 들어 봤는가. 수많은 생물의 목숨을 앗아간 폭염 중에도 갑자기 소나기가 내릴 때가 있단다.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 쏟아져 흐르면 엄청난 높이 절벽이 파이고 깎이면서 잠깐 사이 정글 안의 목숨들이 사라지고 만다.
그것은 동물의 왕 사자가 굶어 죽는다는 소식과 다르지 않다. 자기의 영역을 벗어난 먹이들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갈피가 잡히지 않는 현실이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 그것이 도시의 삶이라는 것을 그녀는 서서히 깨달아가고 있었다. 그녀는 노트에 이렇게 글을 시작했다. 의외가 일상이 되는 하루를 건너며.
의외의 死
뭍에 올랐다가
하늘이 무거워 다시 물로 간 고래
수만리 헤치고 먹이 찾아 들어선 해협
가쁜 숨을 몰아쉬며 위로 오른다
수면의 공간을 덮는 범고래 떼
새끼 고래는 까만 하늘 밑에서 호흡을 놓치고
가까이 어미의 눈빛은 고독하다
수십 년 키운 새끼 고래들이
도심의 바다에서 익사하는 오늘
사막의 등줄기는 타고
태양은 목마른 모래에 붙었다
번뜩이는 뇌우
산 같은 물살에 모래벽이 파인다
마른 목 축이던 토끼 휩쓸려 간다
수많은 꿈의 어린 토끼
익사하는 메마른 도심
초원의 영웅
한번 호령이면 배불렸던 고원
누 떼가 풀을 찾아 강을 건너면
제 영역에 묶인 사자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굶어야 한다
집안을 호령하던 영웅들이
아사하고 있다
의외는 일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