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리는 그림

지속 가능한 일을 위한 용기와 선택

by 정쓸모

2024년 11월 19일


지희야,

햇살 가득한 창가에서 일하는 네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자신을 돌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꼈어. 나도 햇볕 쬐는 시간을 늘려야겠어.


네가 이번에 말한 ‘지속 가능한 일’이라는 주제는 나 역시 자주 고민하는 부분이야.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어떤 일을 하며 살아갈지, 그리고 그 일이 얼마나 오랫동안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말이야. 네가 던진 질문들 하나하나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어.


익숙한 것을 내려놓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지속하지 않을 용기’가 지속 가능성의 핵심이라는 네 말에 깊이 공감해. 내가 작년부터 AI를 꾸준히 실험하고 적용해 온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어. 처음엔 나도 낯설었어. 그러나 조금씩 AI를 익히고 나만의 방식으로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시간 절약을 넘어 나만의 새로운 워크플로우를 구축하게 되었어. 덕분에 몇 달씩 걸리던 프로젝트를 며칠 만에 끝낼 수 있게 됐지.


30여 개의 AI 도구들을 살펴보고 실제로 활용해 보면서 깨달은 것이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AI라는 도구의 운전대를 잡은 사람의 통찰력과 방향성이라는 거야. 리더에 따라 팀의 역량이 달라지듯, 유저에 따라 AI의 잠재력도 달라지더라고. 네가 회사에서 AI를 도입하며 비효율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과정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통해 “무엇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거야.


어제 아들(7세)이 나에게 "아빠, 부자는 일이 많으니까 중간이 더 좋지?"라고 물었어. 나는 이렇게 대답했어. "물감 3개로도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물감 100개로도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있어. 물감은 우리가 그림을 그리는 데 필요하지만, 물감이 많을수록 그림이 더 예뻐지는 건 아니야. 물감이 많으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지. 그게 (사회가 말하는) 부자야. 중요한 건 물감의 개수가 아니라, 그 물감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아는 거야."


우리 삶도 마찬가지야. 일이라는 물감을 가지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그리고 그 그림을 통해 누구와 어떤 순간을 나누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일을 위한 여정이라고 믿어.


네가 말한 대로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 같아. ‘얼마나 변화에 열려 있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될 거야. 하지만 이런 시기일수록 더욱 중요해지는 것들이 있어. 바로 관찰과 배려야. 미친 영향력은 이 두 가지에서 온다고 믿어.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이런 인간다운 특성들이 더욱 빛을 발할 거로 생각하거든.


최근에 세스 고딘의 <린치핀>과 송길영의 <시대예보: 호명사회>를 읽고 깨달은 것이 있어. 바로, '매뉴얼화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길이라는 거. 자기 주체성을 가지고 창의성과 예술성을 발휘하는 일, 그것이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두 번째는 변화에 대한 수용력이야. 지속 가능함은 익숙한 것에 집착하지 않는 데서 시작돼. 새로운 도구와 방식을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유연함이 필수지. 네가 AI를 활용해 업무를 개선하는 모습이 정말 좋은 예인 것 같아.


나도 지속 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계속 배우고, 변화하고, 성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네가 지금 그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는 이미 옳은 길을 가고 있다고 믿어. 너의 여정이 궁금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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