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공부해 온 상담의 길을 가지 않기로 했다. 1년간 학교 센터에서 수련하면서 북리딩에 참여하고 각종 특강과 워크숍을 듣고 많은 내담자들을 직접 검사하고 상담해 보았으며 슈퍼비전도 여러 차례 받았다. 그동안 쓴 보고서가 몇 장인지 세보지도 못하겠다. 수련하면서 나는 늘 갈팡질팡했고 그만두고 싶었다. 그럼에도 계속하다 보면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이렇게 고생했는데 그만두기 아깝다는 마음 때문에 이대로 가다 보면 언젠가는 보람도 느껴지리라 하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무식하게 버텼다. 근데 어제 대학원 입시에 불합격하고 나서 도리어 안도감과 해방감이 드는 나를 보고 이 길은 정말 아니었나 보다 명확하게 결론이 지어졌다. 1년간 수련을 하는 동안 정말 많은 경험을 했고 수련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는 않는다. 쉽게 얻을 수 없는 어마어마한 자산이었다. 그걸로 나는 마침표를 찍으려고 한다.
심리상담은 자리 잡기까지 돈과 시간과 노력이 매우 많이 듦에도 그 보상은 적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만약 이 일에 효능감과 기쁨이 있었더라면 나는 기꺼이 그 힘든 길을 갔을 거 같다. 슬프게도 상담장면에서 내가 내담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상담자와 내담자의 관계가 잘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을 나는 받지 못했고, 그것이 나의 슈퍼비전에서 드러나는 것에 창피함을 느꼈다. 나를 통해 상담을 경험한 내담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더 유능한 상담자에게 갔더라면 더 도움이 되었을 텐데. 비록 인턴 상담사로서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1년 동안 내 삶은 수련에 맞춰져 있었다. 이렇게까지 해본 적이 있나 싶게 열심히 했던 일이라서 그런지, 못하겠는 마음을 몇백 번이고 이겨내고 버틴 일이라 그런지 이 길을 가지 않게 된 현실이 씁쓸하고 살짝 허무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열심히 해봤기에 이렇게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한다. 1년 동안 참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