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TFORM PLACE PLAY & PAUSE 기고
PLATFORM PLACE PLAY & PAUSE
DATE: OCTOBER 2014
MUSE: KURT VONNEGUT
NAME: 하박국HAVAQQUQ
OCCUPATION: CEO OF 영기획YOUNG,GIFTED&WACK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은 자신에게 음악이 어떤 의미인지 다음 문장과 같은 문장을 남겼다.
“Music is, to me, proof of the existence of God. It is so extraordinarily full of magic, and in tough times of my life I can listen to music and it makes such a difference.”
그가 <챔피언들의 아침식사>에 적은 문장 중 하나를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나는 그의 인생과 작품의 키워드를 수집한 후 그에 알맞은 10개의 음악을 골랐다.
커트 보니것은 미국의 수필가이자 소설가이다. 2차 대전에 참전한 그는 13만 5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드레스덴 폭격을 직접 목격하고 평화주의자가 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그는 <나라 없는 사람>이라는 수필집으로 대답한다. [made in usa]는 일본의 남녀 혼성 댄스 그룹 피치카토 파이브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발매한 음반이다. 일본에서 발매한 곡을 모아 만든 이 음반의 마지막 곡 제목은 'peace music'이다.
'그렇게 가는 거지'라는 문장이 수없이 반복되는 <제5도살장>에는 다음과 같은 노래가 등장한다. '내 이름은 욘 욘슨. 위스콘신에서 일하죠. 그곳 제재소에서 일하죠. 거리를 걷다가 만나는 사람들 그들이 내게 "이름이 뭐요?"하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대답해요. "내 이름은 욘 욘슨. 위스콘신에서 일하죠."' 이 노래는 젊은 여성 포크 싱어송라이터 이랑의 [욘욘슨]에 수록된 동명의 곡 [욘욘슨]에서 고스란히 이어진다. [하하하]의 가사 '센트럴 파크의 잠자는 술꾼도 어두운 정글의 사자 사냥꾼도 중국 치과 의사도 영국 여왕도 모두가 잘도 맞아 돌아가네 같은 기계 장치 안에서 좋아 좋아 정말 좋아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기계 장치 안에서'는 <고양이 요람>에서 가져왔다.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미국 사회에 자리 잡은 계급제도와 그로 인해 피폐해진 인간의 삶을 다룬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한다.
"이렇게 해서 한 줌밖에 안 되는 탐욕스러운 사람들이 이 나라에서 관리할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거머쥐고 관리하게 되었다오. 이렇게 해서 야만적이고 어리석고 완전히 부적절하고 불필요하고 유머 없는 미국 계급제도가 창출되었소. 정직하고 부지런하고 평화적인 시민들은 최저임금만 요구해도 즉시 흡혈귀로 분류되곤 했소. 그 이후로 칭찬은 언제나 엉성한 법망을 피해 범죄를 저지르고 막대한 돈을 챙기는 방법을 고안하는 자들의 몫이 되었소. 이렇게 해서 아메리칸드림은 죽은 물고기처럼 허연 배를 내놓고 가스를 가득 품은 채 끝없는 탐욕의 더러운 수면 위로 떠오르더니 대낮의 햇살 아래 펑하고 터져버렸다오."
디스트로이어는 캐나다의 인디 팝 음악가 댄 베이하르Dan Bejar의 프로젝트다. [kaputt]에 수록된 동명의 곡에서 시대를 풍미한 음악잡지 Sounds, Smash Hits, Melody Maker, NME 등을 읊조린 뒤 모든 사운드가 자신에겐 꿈만 같았다(all sound like a dream to me)고 이야기한다. 이 곡은 'i wrote a song for america. who knew?'라는 가사를 읊조리며 끝난다.
Destroyer - Kaputt
<타이탄의 미녀>는 미국의 부호 윈스턴 나일스 럼푸드가 자가용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여행을 가다 '크로노 신클래스틱 인펀디블룸'이라는 이상 공간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59일에 한 번씩 자신의 저택에 체화되어 나타나 예언을 한다. 그의 당황스러운 예언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말라카이 콘스탄트는... [the rise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는 너무 유명해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데이빗 보위의 음반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음반이다. 그는 자신을 화성에서 온 가공의 인물 지기 스타더스트로, 자신의 밴드를 거미들(spiders)로 설정하고 얼굴에 번개무늬를 그렸다. 화성에서는 모두가 흥망성쇠를 겪는 듯하다.
<고양이 요람>은 실뜨기 놀이의 일종이다. 본서에서는 실제로 새끼 고양이가 잠자는 요람의 의미로 쓰였다. <고양이 요람> 커트 보니것의 대표적인 디스토피아 소설로 핵과 종교에 관한 날카로운 문장을 담고 있다. 썬더캣은 플라잉 로터스flying lotus와 함께 작업한 베이스 플레이어이자 솔로 음악가다. [apocalypse]는 그가 2013년에 발표한 두 번째 음반으로 세상의 종말이라는 뜻이다. 세상의 종말을 담은 음반 치고는 비범한 사운드 위에 올라간 멜로디가 꽤 달콤하다.
<고양이 요람>에 등장하는 아이스 나인은 원자 폭탄의 아버지 펠릭스 호니커 박사가 만든 물질이다. 아이스 나인은 수분과 닿으면 주변의 모든 것을 얼려 버리는 데 소설에서는 지구에 존재하는 가장 큰 수분에 아이스 나인이 빠지게 된다. 펠릭스 호니커는 '죄가 뭐죠?'라고 얘기할 만큼 선과 악의 개념이 없던 이다. 그가 아이스 나인 대신 사랑을 발견했다면 인류는 (여전히 어리석었겠지만) 멸망하진 않았을 것이다. 사라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즈는 얼터너티브 힙합 그룹이다. [원자력 진화 : 사랑의 시대]는 그들의 두 번째 음반으로 이름만큼 진보한 소울을 들려줬다.
http://www.youtube.com/watch?v=J1cENchN7_Y
커트 보니것은 자신이 소설을 쓰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대통령들, 상원의원들, 장군들, 이런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데 책은 써서 무얼 하나 하고 나는 걱정을 했습니다만. 대학에서 교편을 잡아 보니까, 아주 좋은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즉 장성이나 상원의원, 대통령이 되기 전에 사람들을 잡아서 그들의 두뇌를 인간성으로 중독시키자는 것입니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라고 격려하는 것이지요." 화가이자 스케이터이며 음악가인 윤키의 [i worry, too]는 그가 한국에서 발매한 다섯 번째 음반이다. 기괴한 상상력과 기발한 단어의 조합으로 익스페리멘탈 힙합, 레게/덥 등의 음악을 했던 그는 이 음반에서 지구가 울고 있으며 서로를 이해한다면 싸울 필요가 없다고 노래한다.
커트 보니것은 코넬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재학 중에 미군에 입대해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다. 독일군의 포로가 되어 드레스덴 폭격을 목격한 그는 전쟁이 끝난 후 시카고 대학에서 인문학 과정을 밟았다. 첫 논문은 거부당했지만 이후 발표한 <고양이 요람>이 정식 논문으로 간주되어 1971년 학위를 수여받았다. 사이언티스트는 자메이카의 덥 프로듀서다. 콘솔에 이펙터를 붙여 실시간으로 이큐와 이펙터를 조작해 기존에 존재하는 음악을 새로운 음악으로 만드는 덥와이징(dubwising)은 과학자의 실험과 닮은 구석이 있다. [heavyweight dub champion]는 그가 수도 없이 발표한 음반 중 비교적 초기작으로 모든 곡의 제목을 복싱 용어에서 가져왔다.
커트 보니것의 소설에서 시간은 중요한 개념 중 하나다.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트라팔마도어인은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사는 존재다. 그들에게 시간은 일방향의 개념이 아니라 언제로 돌려 볼 수 있는 비디오테이프 같은 존재다. 그의 마지막 장편소설 <타임 퀘이크> 역시 시간에 관한 소설이다. 어느 날 세상의 시간 축이 뒤틀려 모두가 10년을 다시 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time은 도쿄 넘버원 소울셋tokyo no.1 soulset의 와타나베 토시미와 디제이이자 프로듀서 쿠보타 타케시가 결성한 프로젝트 팀이다. 타이틀 [time]과 동명곡 'time'은 컬처 클럽culture club의 곡을 다시 부른 것이다.
<해리슨 버거론>은 커트 보니것의 단편 소설이다. TV 드라마로 제작되어 국내 케이블 TV에서도 방송됐다. <해리슨 버거론>은 사람들의 사고를 멈추는 것으로 이룩한 평등사회를 그리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사고를 멈추기 위해 수술을 뇌수술을 받기도 한다. 로보토미는 정신 질환 치료 목적으로 뇌 일부를 절단하는 전두엽 절제술을 의미하며 한국의 전자 음악 프로듀서의 이름이기도 하다. 한 때 로보토미는 이름처럼 뇌를 절단시키는 듯한 실험적인 힙합 비트를 만들었으나 현재는 실험은 유지한 채 누가 들어도 예쁘다고 할 수 있을만한 댄스곡을 만들고 있다. 혼자 작업한 걸로는 첫 작품인 [protolemon]은 그가 만든 곡 중에서 가상의 노스탤지어에 취해 어깨를 건들거릴만한 곡을 모은 음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