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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각자의 옥토버페스트 한잔의 룰루랄라와 사운드마인드

바자 2016.10 기고

by 하박국 Oct 1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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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룰루랄라(이하 룰루랄라)를 처음 알게 된 건 2010년 홍대입구역 부근의 두리반에 드나들며 부터다. 당시 두리반은 도시재개발로 칼국수 집이었으며 다시 칼국수 집이 되길 희망하는 투쟁 현장이었다. 룰루랄라는 문명에 거부당한 두리반에 거주하는 활동가와 음악가가 맛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문명이었다. 당시 룰루랄라는 전 만화잡지 편집자가 차린 핫초코가 맛있고 만화책이 많은 카페였다. 두리반 투쟁은 성공리에 끝나고 그 앞 근처에는 커다란 종합쇼핑몰이 들어섰다. 룰루랄라와 다시 연을 맺은 건 2012년 카페에서 만드는 먼데이서울이라는 공연에 참여하면서다. 경쟁할 공연이 없던 월요일 당시  생소한 브랜드였던 세븐브로이 맥주 한 잔과 저렴하게 공연을 볼 수 있는 먼데이서울은 독립 음악 팬들에게 소소한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도 꾸준히 즐겁게 진행되고 있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사운드마인드는 밴드 꿈에 카메라를 가져올 걸의 기타리스트 이재훈이 2013년 친구들과 모교 앞에 차린 바다. 처음부터 공연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고 늘 한국 독립 음악과 영미 록이 공간을 채운다. 다양한 인디 음악가들이 공연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재훈의 학교 후배들이 하는 밴드들의 공연이다. 이미 한국 인디 신에 걸출한 밴드를 배출한 서울대는 관악 신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밴드가 활동하고 있다. 몇 번 영기획 음악가가 공연하기도 했던 이 공간에서 2014년 말부터 영기획 연말 공연 및 파티가 열리는 짧은 전통이 생겼다. 일 년간 영기획의 음악을 좋아해 주셨던 분들께 감사드리고 모이기 힘든 영기획 음악가들과 송년회를 즐기기 위함이다. 

아마 많은 분이 여기에 올 문장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내게 가장 맛있는 맥주는 이곳에서 기획한 공연을 마치고 마시는 맥주다. 맥주는 늘 긴장 후 이완의 좋은 친구니까. 기분 탓만은 아니다. 바이크, 보드게임 등 늘 새로운 즐거움을 찾는 룰루랄라 사장과 음악하는 사람은 주당이라는 편견을 배반하지 않는 사운드마인드 사장은 모두 맥주 마니아다. 이들은 성실함과 탐구 정신으로 관리하고 새로운 맥주를 추천한다. 최근 한국의 맥주 문화가 재미있어진 건 다양한 곳에서 수제 맥주가 생산되고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독립 음악 문화가 재미있는 이유 역시 이들의 존재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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