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입점 문의 메일을 보내는 하루 중에
독립 서점에 입고 메일을 보내고 있다. 하루 종일 메일을 쓰고 지금까지 총 32개의 서점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어떤 곳은 메일 주소를 찾기가 힘들었고, 어떤 곳은 자체 폼과 제출 자료 규정이 있어서 시간이 좀 걸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수술 전에 내가 독립 서점을 좋아한 것이다. 아마 출판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메일을 쓸 때 복붙은 하지 않고 하나하나 내 이야기를 적고 있다. 그래서 하루 종일 타이핑을 하고 있는 오늘 하루가 고단하지 않게 느껴진다.
처음으로 가본 독립 서점도 있고, 큐레이션이 마음에 들어서 자주 가던 서점도 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우리 동네 유일의 서점에도 메일을 보냈고, 바로 답장이 왔다.
가보지 않은 서점도 몇 군데 넣었다. 수술 후에 후각이 민감해지면서 차를 좋아하는데, 책과 홍차를 함께 판매하는 서점이 나를 닮았다고 생각해서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올진 모르겠다. 부산이 좋아서, 그 지역이 좋아서, 병원 앞에 있어서, 이 도시 유일 독립 서점이어서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서점의 특징에 맞춰 나와 책을 소개하고 있는 중이다.
예전에 책 소개를 하러 책방 계단에 올라갔을 때, 아주 오래전부터 그 일이 일어날 예정이었다고 느꼈었던 것처럼 이 메일을 계속 보내고 책을 알리다 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부산에 있는 서점에 메일을 보낼 때 2년 동안 부산에 가지 못 하고 있는 것에 아쉬움이 들었다. 17살 가을부터 롯데 자이언츠의 팬이라 부산에 자주 갔었는데, 부산 바다가 그립다. 책 홍보가 마무리되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내 책이 있는 서점들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계획인 것 같다.
- 산책을 다녀온 뒤 다섯 시간이 넘도록 내 무릎에 앉아 화면을 감시하는 완치와 함께
2020년 10월 26일 저녁 10시 47분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