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집 <Mono>
* 앨범 가사와 주관적인 리뷰가 담겨있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알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제대로 들은 건 오늘이 처음이다. 가사가 마음에 드는 노래를 찾고 있다가 우연치 않게 5집 앨범 <Mono>를 듣게 되었다. <그건 니 생각이고>를 듣고 전곡을 다 들어보았다. 궁금증이 도져 1집부터 휘몰아치게 들었다. 가는 날이 장날인 것처럼 처음 노래를 제대로 다 들었는데 5집 <Mono>와 올해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해체하기로 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일까. 슬퍼해야 할 일일까. 이번 앨범이 깔끔하게 나와 마음에 든다고 한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가수가 해체를 한다고 해도 아마 기분은 비슷할 거다. 늘 하나일 수도, 그대로일 수도 없으니까. 음악이 좋은 점은 다른 것이 변해도 변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변하고, 마음이 변해도 괜찮다. 생각보다는 아쉽다거나 슬픈 느낌은 들지 않았다. 엄청난 팬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늦바람이 무섭다고 참 열심히 듣고 있다. 1집부터 재미나고 기억나는 곡들이 참 많다. 그러나 그들의 끝에서 나는 시작했기 때문에 5집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장기하와 얼굴들 5집 <Mono>
수록곡
1. 그건 니 생각이고
2. 거절할 거야
3. 나와의 채팅
4. 나란히 나란히
5. 등산은 왜 할까
6. 아무도 필요 없다
7. 나 혼자
8. 초심
9. 별 거 아니라고
5집에는 9곡이 수록되어 있다. 혼자이거나 이별을 하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많이 드러나 있다. 5집을 듣게 한 시작점이자 앨범 타이틀 <그건 니 생각이고>. 나보다 말 잘하고 인간관계 딱 잘 하는 친구가 사이다를 뿌려주는 것 같은 곡. 내 생각은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 날에 머릿속에 크게 틀어놓으면 좋겠다. 피식 웃음이 나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나도 너도, 걔네도, 서로로 살아보지 않았으니까 그냥 뭐라 해도 내 갈 길 가라는 말이 얼마나 마음 가볍게 느껴지는지. 그래도 계속 뭐라 하면 '그건 니 생각이고'라고 말하라 한다.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어? 어?
아니잖아 어? 어?
그냥 니 갈 길 가
이 사람 저 사람
이러쿵 저러쿵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해도
상관 말고
그냥 니 갈 길 가
미주알 고주알
친절히 설명을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조곤 해도
못 알아들으면 이렇게 말해버려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아니
그건 니 생각이고
알았어 알았어 뭔 말인지 알겠지마는
그건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니 생각이고
이 길이 내 길인지 니 길인지 길이기는 길인지 지름길인지 돌아 돌아 돌아 돌아 돌아가는 길인지는 나도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몰라 너도 몰라 결국에는 아무도 몰라
학교, 회사, 명절에 가족, 친지, 친구, 직장동료 및 상사, 하다 못해 나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말. 나도 반성하고 '너'도 반성할 수 있는 곡이다. 이건 꽤 냉정한 역지사지일지도 모른다. 내가 네 입장이 되어보려고 하는데 좀처럼 안되겠다. 그냥 건드리지 않을게. 대단한 심지를 가지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갈 길 가는게 아니라, 가다보니 그게 길이었다는 현답까지. 어느 분야든 전문가가 있겠지만 인생엔 누구도 전문가가 없으니까. 우리는 새 모이처럼 풀어놓은 수많은 길 중 주섬주섬 모아서 인생이란 걸 맞추어 간다는 걸. 저 얘기 다 받고, 나는 그래도 좋은 의도로 너 잘됐으면 해서 하는 얘기였다고? '그건 니 생각이고'. 이제 말싸움 다 이길 수 있다. 말싸움은 이걸로 끝.
두번째 곡 <거절할 거야>.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지만 공부보다 더 중요하고 심각한 인간관계에 대해서 10분안에 알려줘야 한다면 나는 <그건 니 생각이고>와 <거절할 거야>를 들려주고 싶다. 온갖 마음의 병의 시작의 팔할은 여기서 시작되는 게 아닐까. 거절하지 못하면서 꾸역꾸역 쌓여오는 것들이 결국 우리를 짓누르고 부스러트린다. 착하고, 둥글게, 내키지 않아도 양보하는 게 누구를 위해 잘 사는 삶일지 알 수는 없다. 군자가 되면 내가 좋고, 우리 주변이 좋고, 나라가, 온 세상이 좋다고 하는데. 내가 좋지 않은데 주변이 좋아지는 상황에 부딪힌다. 철저한 개인주의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야 할까. 옛 문현들이 있다면 이런 사소한 문제로 논의를 해보고 싶다. 세상이 날이 갈수록 넓어지는 대신 나의 세상은 좁아진다. 나를 지키지 못해도 세상은 생각보다 굴러가기 때문일 것이다. 수년간을 해보지 않았던 거절이라는 어려운 녀석은, 솔직하게 살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이다. 사랑한다고, 미안한다고, 내가 바보같았다고, 그런 말을 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자신을 부정하는 건 쉬운데 남에게 부정하는 게 참 어렵게 자랐다.
아무래도
역시 나는 안되겠어
싫어 싫어 싫어 싫어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상상
해 보려고만 해도 막
입꼬리가 완전히 딱
굳어버리려고 하는데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오늘만은 내가
반드시 니 부탁을
거절할 거야
아무리 이런 저런 얘기를 해도
내가 내키질 않으면
거절할 거야
아무리 네 얼굴이 어두워져도
내가 내키질 않으면
- 거절할 거야 中
여덟번 째 곡 <초심>. 아니 왜 순서대로 안하고 뒤죽박죽으로 설명하냐고? 내가 느끼기엔 맥락이 그래서 그렇다. <초심>은 앞의 곡들처럼 남들에게 집어 던질 수 있는 곡이다. 시간이란 게 돌아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돌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느낌이 같을 수는 없다. 늘 한결 같으라는 말씀은 당신도, 나도, 누구도 생각보다 잘 지킬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이다. 원칙을 지키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라는 좋은 말씀이겠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안도했다. 발효가 꼭 부패한 것이 아니듯이, 나의 변화가 꼭 변질되고 타락한 것은 아니라는 것. 단순한 생각이지만 이 모든 것은 나의 부담감을 내려놓기 위함이고, 불특정다수에게 받을 '유토피아'적인 조언에 대한 비판이기도 하다. 초심 따윈 개나 줘버리라며. (물론 전세계에 착하고 좋은, 사람보다 좋을 수도 있는 개한테 초심은 줘 버리기엔 무겁고 맛이 없을 수도 있겠다)
초심을 잃지 말라
말씀하시네
모두가 입을 모아
말씀하시네
하지만 사실 나는
기억이 안 나
옛날에 내가 어떤
놈이었는지
나는 옛날이랑은 다른 사람
어떻게 맨날 맨날 똑같은 생각
똑같은 말투 똑같은 표정으로
죽을 때까지 살아갈 수가 있겠어
- 초심 中
세번째 곡 <나와의 채팅>은 다섯번째 곡 <등산은 왜 할까>, 일곱번째 곡 <나 혼자> 세 곡은 느낌이 비슷하다. 혼자인 것, 외로움, 이별을 받아들이는 서로 다른 단계같기도 하다. <나와의 채팅>은 현실을 인식하기 바쁜 상태. 카톡이 문자보다 참 잔인한게 편리하고 참신하긴 한데 수신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톡에 나에게 채팅창이 생기면서 메모장처럼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지만 노래에서는 '나와의 채팅'을 '너와의 채팅'과 비교하고 있다. 바보같이 흔하게 '뭐해?"로 용기내어 보냈지만 너의 채팅창은 대답이 없고 알고보니 나와의 채팅창에 보내버렸다는 맥빠지는 이야기. 나의 채팅창과 너의 채팅창을 헷갈리는 상태. 나는 애초에 혼자였고, 아무도 필요없고, 채팅도 혼자 할 수 있다는 슬픈 듯 슬프지 않은 현실을 자각하는 상태.
<등산은 왜 할까>는 상처를 껴안는 비극적인 과정이 칵테일같이 섞여 있다. 너에 대한 야속함도 있고, 그냥 이 모든 게 없었다면, 나는 아무 것도 아닌거였다면 좋겠다는 마음 아픈 생각이 드러나 있다. 노래는 아주 간단한 두 가지 질문으로 시작한다. 왜 내려갈거 올라가지? 술은 왜 깰 텐데 마시는거지? 그러나 마지막 두 가지 질문은 가볍지 않다. '나는 왜 지금 마음이 차가울까?' 같은 논리로 따뜻했었기 때문에 차갑다는 답변. 그리고 '나는 왜 지금 혼자라고 느낄까?' 마찬가지로 혼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네가 있었기 때문에. 늘 혼자였으면 느끼지 않았을, 그 아무렇지 않지 않은 마음이 싫을 때가 많다. 상처받은 마음을 추스리기도 힘들다.
그러나 그 온도는 <나 혼자>에서 달라진다. 여전히 이별과 외로움은 비극이지만 견딜만한 비극이 되었다. 이제는 상처를 잘 안고 있고, 나에게만 일어나는 비극이 아니리 다른 사람도 똑같다고 생각할 여유가 생겼으니까. 그래서 곁에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더니, 그래도 누가 와주면 반가울 것 같다고도 한다. 언제는 함께 한다는 건 끝날 수 있단 걸 알고 있으면서도, 나는 언제든 혼자가 될 거란 그 과정을 알면서도. 우리는 일상이 된 추위보다 언제올지 모르는 따뜻한 그 뭔가를 기대한다. 노래와 별개로 내가 싫었던 건 나였던 것 같다. 내가 그 모든 자극이나 변화에 반응했기 때문에. 좋았다 싫었다 남이 했으면 바보같다고 놀릴만한 그 어설픈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그 널뛰는 순간을 잊지 못하기 때문에.
내가 지금 혼자라 느끼는 건
애초에 네가 있었기 때문이야
나는 그냥
아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렇게 다시 슬퍼질 바에야
애초에 기쁘지도 않았으면
나는 그냥
아무렇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렇게 다시 외로울 바에야
애초에 곁에 아무도 없으면 좋겠어
- 등산은 왜 할까 中
모두 다 아무런 소용 없지만
나 혼자 별다른 수가 없잖아
그나마 다행인 거는 있잖아
나 혼자만 이런 건 아닐 거야
그 누가 다시 내게 와준다면
역시나 나는 반가워할 거야
하지만 어느 순간엔 또 다시
나 혼자 걸어가고 있을 거야
- 나 혼자 中
지나간 시간, 지나간 사람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드러나는 두 곡이 있다. 네번째 곡 <나란히 나란히>와 여섯번째 곡 <아무도 필요 없다>. <나란히 나란히>는 연인이 아니더라도, 서먹해져 버린 친구, 멀어져 버린 가족, 누구에게든 해당될 수 있는 곡 같다. 당신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 일은 당신을 위한 게 꼭 아니었고,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그 많은 시간동안 한번도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는 깨달음. <아무도 필요 없다>는 노래를 다 듣고 나면 그 말이 진심처럼 느껴지진 않는다. 사실 나에겐 당신이 무척 필요하다는 느낌이 완연한데, 하지만 당신에게 상처를 준 나에게 '아무도 필요 없다'는 합리화와 나름대로의 벌을 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당신이 모진 비를 맞게 하고 나 역시 비에 젖어 혼자 집에 들어왔다. 그 비가 어디서, 누구때문에, 내리게 되었든 따뜻한 공간도, 차 한 잔도, 포근한 이불은 커녕 비바람이 사선으로 몰아치면 온몸이 다 젖는 우산조차 되지 못했으니까. 예전엔 당신을 원망하고 미워하기도 했지만 어쩌면 내가 괴로웠던 만큼 혹은 그 이상, 상상할 수 없는 정도로 당신에게 그런 상처를 준 것은 아닐까 싶은 후회.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지만 확인은 할 수가 없다. 나의 미안함으로 당신의 상처를 다시 헤집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혹시나 알아주었으면 싶은 거지. 사람 마음이. 참 많이 미안하다고.
달나라로 가는
우주선을 예약하고 있을 때
나는 깜짝 놀랐어
이미 너는 떠나가고 없었어
(중략)
어쩌면 나는 결국 네가 정말로 원하는 건
단 한 번도 제대로 해줘본 적이 없는 건지도 몰라
진짜로 그랬는지 아닌지는 이제는 물어볼 수조차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가만히 누워 외로워 하는 것뿐이네
나란히 나란히 걸어다닐 걸 그랬어
마주보며 웃을 걸 그랬어
나란히 나란히 걸어다닐 걸 그랬어
자주 손을 잡을 걸 그랬어
가만히 가만히 생각해 볼 걸 그랬어
정말로 네가 뭘 원하는지
나란히 나란히 걸어다닐 걸 그랬어
마지막일 줄 알았다면
- 나란히 나란히 中
나는 너를 놓아버렸어
우산이 돼 주질 못했어
비에 흠뻑 젖은 널 두고
돌아서 걸어와 버렸어
나는 혼자 앉아서
가만히 눈을 감고서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
언젠가 후회해도
사실 벌써 그렇지만
내겐 이젠 아무도
필요 없다 되뇌이네
- 아무도 필요 없다 中
마지막 곡이자 따로 얘기할 수 있고, 따로 다루고 싶은 <별 거 아니라고>. 세번째 곡부터 일곱번째 곡까지 휘몰아치던 그 모든 파도가 여기서 잠드는 곡이다. 슬픈 말이지만 이별하기 참 알맞은 곡이다. 그냥 헤어지는 거 말고, 제대로 이별하는 곡. 잠 못 드는 고민에도, 풀이 죽는 여러 날에도, 비가 내리는 날에도 힘을 주는 사람이 있었다. 여전히 세상은 우리를 잠 못 들게 하고, 풀이죽고, 비가 내리게 하지만 그 따뜻한 말이, 눈빛이, 손길이 남아서 우리가 살아가는 힘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알지 못해서 두려워하는 것들, 알고도 두려워하는 것들이 많지만 결국 우리는 알지 않나. 정말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쉽진 않을 것이고 어렵기도 하겠지만 지나가고 나면 별 거 아니라고. 이건 당신이 지금 고민하는 일(직장생활, 인간관계, 건강, 사랑, 진로, 과거, 현재, 미래) 에 '아, 그거 진짜 별 거 아니다' 하는 당신의 고민과 아픔을 작아지게 만드는 속상한 별 거 아니라고 말고. 당신을 다독여주는 별 거 아니라고. 당신의 앞에 놓인 수많은 두려움에 숨 한 번 크게 들이쉬고, 목 한번 가다듬고, 눈빛 한번 가다듬고 나아갈 수 있는 든든한 별 거 아니라고.
마지막으로 만난지도
벌써 여러 해가 지나가버렸네
그 후로도 나는 여러 번의 약속을 했지만
결국엔 단 한 개도 지키질 못했어
푸른 새벽녘에 맨발로
비오는 골목을 손 잡고 걸으며
너는 두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지
다 별거 아니라고
아름다웠던 사람아 그리운 나의 계절아
이 노래가 들린다면 한 번 더 내게 말해줄래
조그마한 약속마저 이제는 두려운 내게
뭐든지 두려워할 건 없다고 알고 보면 다 별거 아니라고
- 별 거 아니라고 中
가사를 시처럼 함축하고 동그랗게 가다듬어서 사랑받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때려박듯이 비수처럼 꽂으며 희열을 느끼게 해서 사랑받는 경우도 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음악은 그 한가운데 있다. 아주 가다듬는 것도 아니고, 아주 생채기를 내는 것도 아니다. 싸늘하지도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때로는 노래인듯 랩인듯, 말인 듯 한 목소리에 꾸밈이 없다. 꽂으려 한 건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한번쯤은 있던 그 순간이 잔잔하게 꽂힌다. 억울한 듯, 엉뚱한 듯, 가볍게만 느껴지는 목소리와 가사에는 그렇게 되기까지 뭔가를 끊임없이 덜어내려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세종대왕님이 무척이나 좋아하실 거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말로만 쓰여진, 누구에게 들려주어도 알아듣지 못할리 없는 노래들. 글의 서두에서와 생각이 달라지진 않았다. 늦게 알았지만 늦게 알았다고 서운하지 않고, 자주 보지 못한다고 해도 아쉽지는 않다. 계속 덜어내면서, 계속 생각하면서. 장기하와 얼굴들이, 우리 모두가 말과 노래의 그 한가운데에서 끊임없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