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맞다

[당신과 나에게, 씀]타닥타닥 창가를 두드리던 차갑고 반가운 인사

by havefaith

촉촉히 젖어드는 땅만큼

울림을 더하는 잔잔한 물웅덩이만큼

마음에 톡, 기분에 톡, 촉촉한 무게감을 드리우는

타닥타닥 창가를 두드리던

언제나 차갑고 반가운 인사


음악을 틀지 않아도

절로 기분이 뭉클해지기 마련인 날

물과 원수같은 기름냄새마저

고소하게 거리를 좁혀오는 날

우산이 없어서 혹은 일부러

비 속에 나를 맡겨버린 날

집에 돌아와 축 처진 강아지처럼

오들오들 떨리는 몸을

따뜻한 물에 노곤노곤해지도록 풀어버리던 날

나와 비 둘만 함께 하는 안락함과 그 고즈넉함


단단히 우산을 펼칠수록

빗방울이 두려워지는 건 언제나 아이러니

세상엔 이미 두려운 것이 충분한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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