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면

by havefaith

너와의 시간이
특별하다 생각해왔지
작은 것들이 다르다 생각했었지
남들에게 볼 수 없는 너의 모든 게
내 마음 언저리를 맴돌았지

하지만 지금은
너의 모든 것이 특별하지 않아
정말 헛된 착각을 하고 있었던 것처럼
바보같이
너와의 시간 역시도
지극히 별 다를 게 없는 거였어

너 때문에 그리던 날들
혼자 아파하며 움켜쥐던 주먹을
눈물을 삼키며 보던 하늘과 땅을
정처 없이 발을 내딛고
남몰래 꺼내보던 기억의 순간들

이제 너에게 말할 필요도 없을 거야
이제 너의 생각이 잘 나지 않아
이제 너로 인해 들뜨지도 않아
이제는 알잖아
내가 너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닌걸
네가 나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닌걸

그럼에도 살아가지
숨 쉬고 누군가와 눈을 맞추지
혹시나 어느 날
나를 이해하는 누군가와
믿을 수 있는
상처 주지 않을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그게 너이길
바라던 날이 있었지
하지만 너는 될 수 없을 거야
너는 내가 바라는 걸 줄 수 없을 걸 아니까
아니 네가 아닌 게 더 나을 것 같아

정말로 너와 멀어진 느낌이 나
정말 새로운 날을 시작하고 싶어
익숙한 너보다
낯선 나를 소중히 여길 거야
너는 이 모든 걸 잘 모르겠지만
아마 언젠가 알게 되겠지
우리의 둥근 세상이 사라졌단 걸
남아있는 건 빈 공간
희미한 바닥 뿐인가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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