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 대한 기억이
비 냄새처럼 오래도록
마음 끄트머리에 스며들었다
그런 날엔 눈을 감고
지끈거리는 한숨을 뱉으며
성이 풀릴 때까지 한가득
곱씹어야 했다
한참 쏟아진 햇살과 빗방울에 눈보라에
마음이 이윽고 변해버렸다
기암괴석을 아름답다고만 할 수 있을까
마음이 그 돌처럼
깎이고 솟아오르고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무너져 내렸다
돌에게선 아름다움보다 아픔이 보인다
그 결과 태를 이루기까지
앓는 소리조차 쉽게 내지 못했겠지
무언가 마음에 들이고 내놓는 일이
나에게는 유달리 느리지만
누군가에게는 찰나처럼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당신도 그 때는 진심이었을 거라고
다만 우리의 때는
어느 술시에 다리에서 만나자는 약속으로
한참을 기다리다가 어긋난
수많은 옛사람들과 같은 것이었을거라고
틀림없이 다리에 들렸을 것이나
서로의 눈에 비친 달이 아니라
그저 내 눈에만 달을 담고
떠났을 것이라고
조금 더 지긋이 기다리지 않고
조금 더 서두르지 않고
틀림없이 그러했을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