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나에게, 씀]없어도 살만하다는 건가 보오
있잖우
싫어하면 입술이 파르르 떨리고
표정이 이리저리 일그러지는
그 이의 고통에 웃음이 나고
상처에서 쏟아나올
피에 목마른 지옥을 상상했다오
그런데 말이우
참으로 싫어지면
그 이를 아무리 봐도
이제 아무런 감흥이 없더라오
밉지도 않고 아픈걸 보고 싶지도 않더라오
있는 듯 없는 듯 허이
그저 내 세상에
그 이가 없이도 허전치 않고 잘만 굴러가데
참말로 신기하지 않소
싫어한다는 말 말이우
필요없다는 얘긴가보오
없어도 살만하다는 건가 보오
저 꽃이 퍽 예뻐보이지 않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