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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인의 서재 Jan 26. 2021

계획을 하고 먹어야 한다

탄수화물이 너무 많은 나라 한국


간헐적 단식을 처음에는 12시간 먹는 시간 - 12 시간 공복으로 시작했다. 일단 시작을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내가 12시간을 아무것도 안 먹고 살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단계였다. 잠자는 시간을 여기에 포함을 시키기 때문에 12시간 단식은 어렵지 않았다. 그 시간을 점차로 들려서 14.. 16시간까지 갔다. 14시간까지는 할만 했는데 16시간부터는 의지가 필요했다. 암튼 그렇게 점점 늘려가다가 22시간까지도 하게 되었다. 그 말은 두 시간 동안 먹는다는 얘기인데, 간헐적 단식에서는 칼로리를 줄이면 안되기 때문에 이 두시간 동안 하루세끼 분량의 음식을 먹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다. 기껏해야 한 끼보다 많은 양인 1.2배 정도의 음식만 먹을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하루의 칼로리를 채우지 못하고 살이 더 빨리 빠지는 것 같다. 하지만 대사량이 줄면 안되기 때문에 하루 필요한 영양소와 칼로리를 최대한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22시간 단식은 1일 1식을 의미한다. 그렇게 나도 1일 1식을 하게 되었다. 단식하는 22시간 동안 먹고 싶은게 생기면 써놓거나 머리속에 잘 접어두며 다음 날 무엇무엇을 먹을지 계획을 한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그 두시간 동안 영양이 풍부하게 질 높은 음식을 충분히 먹을 수가 있다. 나가 사먹는 음식이라 해도 전날 미리 어디가서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계획을 하면 괜찮다. 그런데 일이 너무 바쁘고 정신 없는 날은 미리 계획을 해놓질 못한다. 그리고 식사 시간이 되면 그냥 손에 잡히는 대로, 아무거나 먹게 된다. 문제는 한국은 손에 잡히는 음식은 모두 탄수화물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탄수화물의 천국이다. 점심 시간에 나가서 뭐좀 먹으려고 보면 온통 다 탄수화물이다. 김밥집에 가면 김밥, 떡볶이, 순대.. 탄수화물 천지다. 돈까스와 만두 정도 탄수화물이 그나마 좀 적다. 한식도 탄수화물 천지이다. 이탈리안, 중식, 일식.. 특히 일식은 설탕도 많이 들어가서 단식 식단에 가장 안 좋다. 회, 돈까스만 빼고. 한식도 불고기, 갈비, 돼지불고기 등에 설탕이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모른다. 또 길거리에 떡이랑 빵은 왜 그리도 많고 맛있는지 모른다. 한국에 살면서 탄수화물을 피할 수가 없다. 그리고 한국은 단백질과 지방을 찾아 먹으려고 하면 비싸다. 점심 때 가끔 삼겹구이만 배달 시키곤 하는데 1인분에 2만원이다. 점심으로 매일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우유, 치즈 등도 흐드러지게 많고 쌌던 미국에 비하면 한국은 너무 비싸다. 나는 식사에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해서 싸고 영양가 있는 저탄 음식을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하다 못해 샐러드도 우리나라는 너무 비싸다. 파리바게트에서 파는 샐러드 하나에 6500원씩 하는데 내용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한국에 오니 미국에 있을 때 보다 탄수화물을 훨씬 많이 먹게 된다. 삶이 바빠 미리 계획하기가 어렵고 쉽게 먹을 수 있는건 온통 다 탄수화물 천지라서. 일단 탄수화물을 먹으면 단식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허기가 지는데 그게 고통스러운 허기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을 최소한으로 먹고 단백질과 지방으로 단식을 하면 단식하기가 훨씬 쉽다. 배가 고파도 허기가 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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