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밑에서 들려온 나의 목소리

다르게 살아보려 애쓴 시간들

by 가을꽃나무

어느 날부터인가, 두통이 심하면 체기가 함께 찾아왔다.

고통스러웠다.


편두통은 원래 있었지만,

머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은 벽에 머리를 찧고 싶은 충동까지 일으켰다.

그게 너무 심하면 구역질이 났고, 속이 울렁거렸다.


몸의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내 몸인데 일으켜 세우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남편은 말했다.

“집에만 있어서 그럴 수 있어. 밖에 나가봐, 운동도 하고 그래야 몸이 나을 거야.”


그 말이 걱정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는 언제나 다정한 얼굴을 하고, 나를 흉보는 사람이었다.

그 모든 말은, 내게 껍데기처럼 느껴졌다.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믿지 않았다.

그의 다정함도, 자상함도.




점점 확신이 생겼다.

‘이런 사람에게 내 아이를 맡길 수는 없다.’


그 생각은

이성을 잠식할 만큼 강렬했다.


‘아이를 지켜야 한다.’

저런 사람들에게서.




그렇게 나는 건강해야 했는데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머리와 몸, 마음이 분리되어

각자 움직이는 느낌이었다.


‘내가 나를 통제할 수 없다.’

그 사실이 두려웠다.


눈물이 났다.


“몸아, 제발 움직여줘...

제발...”


하지만 내 몸은 반응하지 않았다.

그저 무너져갔다.


싫었다.

증오스러운 사람들.

그들을 미워하는 나 자신.

그런 감정으로 내 마음이 시커멓게 타버리는 것조차 고통스러웠다.


빛 한 줄기도 들어올 수 없는 어둠.

그 속에서 숨이 막혔다.




단지 숨을 쉬고 싶었다.

하지만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점점 숨이 막혀왔다.


밖으로 나가도, 걸어도,

공기가 무거웠다.


“답답해… 답답해…”


두리번거렸다. 숨을 쉴 만한 곳을 찾고 싶었다.

어디에도 숨 쉴 곳이 없었다.

거리도, 건물도, 사람도

모두 나를 짓눌렀다.


죽을 것 같았다.

숨이 안 쉬어졌다.


정말,

답답했다.




얼마나 걸었을까.

문득 발아래가 눈에 보였다.


순간, ‘여긴 어디지?’ 하고 고개를 들었고,

곧 아파트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멍해졌다.

그리고 너무 놀랐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신없이 계단을 뛰어내려왔다.


눈물이 났다.




결국,

내가 미친 걸까?


“나, 미친 거야?”


아니야...

살고 싶어.


이제는 정말 살아야 해.

가을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살아야만 해.


그런데 눈물이,

계속 나왔다.


엉엉 울었다.

조용히, 참으며,

소리 죽여서...


그렇게,

나는 무너져 울었다.


그리고 그 울음 속에서

아주 작게,

‘살고 싶다’는 마음이


아직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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