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둘아이아빠 Feb 18. 2021

둘아이아빠

돼지가 되어가고 있다.

  두 아이가 아빠가 된지 벌써 200일 차.

  연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체중.. 예전엔 경험해보지 못한 깨지지 않을 것 같았던 80kg를 돌파해 안정권으로 접어 들었다. 더 이상 그 기록 밑으로 떨어지질 않는다. 하긴.. 다이어트 노력을 한다고 해도 동기부여가 되지 않고 아이들이 남긴음식이며 아내가 남긴 음식을 먹다 보니 하루나 이틀만에 종료 된다.

  내가 살이 찌고 있다는 감이 온다. 햄버거 집에 가고 세트하나로 만족이 되질 않는다. 무조건.. 단품 햄버거를 따로 시킨다. 가끔 콜라가 모자를 것 같아서 세트 두개를 시켜 혼자 먹기도 한다. 다 먹고 날 때 쯤이면 자괴감이 들지만 이 식욕이 줄어들 생각을 안한다.

  예전 고등학생 때도 분명 많이 먹었었다. 커플세트를 시켜 혼자 먹는 모습을 다른사람들이 보고 뭐라 할 까봐 포장해 나왔다. 조용히 거니는 사람이 없는 벤치에 앉아 커플세트를 해치우곤 했었는데... 그 땐 배에 식스팩도 있었다.

  나이가 들다 보니.. 먹는 족족 다 살로 간다. 오늘은 순댓국을 시켰는데 '특'으로 주문했다. 이렇게 먹게 된지 1년이 된 것 같다. 아... 도대체 왜이럴까 순간 반성을 하지만 부추를 한껏, 들깨도 한껏 부어 어느새 바닥을 숟가락으로 긁고 있다.

  심각한 수준에 왔다고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여파로 병원에서 피가 부족하다고 하자 살도 뺄겸 봉사도 할겸 헌헐을 했다. 시간이 좀 걸리는 성분 헌혈. 예전엔 내 피 속에서 구분되어 나온 혈장이 팩에 한가득 담겨 있으면 투명하리 맑았는데.. 오늘은 유난히 노랗고 돼지기름이 굳은 색깔로 얼핏 보여진다.

  아 살을 빼자.. 살 좀 빼자... 이 건 진짜 아니다. 빼자빼자..

하지만 오늘도.. 자기 전.. 식혜를 먹고 초코 아몬드를 먹었으며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 식욕... 어떻게 하면 사라지려나..

매거진의 이전글 둘아이아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