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나갔다.
아이 둘을 재우고는 처댁으로 나갔다.
아이가 1살과 4살인걸 생각 하면 걱정이
앞서야 하지만 결혼하고서 부턴 아내가 나가기만 하면 일단 마음이 설렌다. 잔소리를 듣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무척 설랬다. 둘째 아이를 낳고서 100일이 되기까지, 아내가 나가는 일이, 내가 약속이 있어서 저녁 나가는 일이 드물었다.
오늘이 그 첫번째 날. 한살배기 아들이 새볔 중간에 깨면 어쩌지 싶어, 아내가 나가자 마자 눈을 붙였다. 건조한 느낌이 눈을 비벼 핸드폰을 보니 새볔 3시다. 화장실에 가서 작은 볼일을 보고 앉아 핸드폰을 뒤적뒤적 거린다. 환절기라 집이 건조한 탓에 눈이 뻑뻑하지만, 아내가 집에 없다는 기분만으로도 설렌다. 토요일 새로 뜬 웹툰을 먼저 열었다. 잘 떠지지 않는 눈으로 스토리를 읽어갔다. 오늘따라 웹툰이 더 재밌다.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도 일주일을 기다려 읽는게 보통인데, 오늘은 아내가 없는 휴가.. 기분이다 200원을 질러 스토리를 더 읽는다. 무척 설레고 재밌다.
두 아이를 키우며 잔소리를 안 듣는 낙인 핸드폰 만지기. 물론 핸드폰 게임은 안된다. 잠깐 시간을 보낼수 있는 인터넷 검색과 웹툰이 전부.
그래서 그런지 보는 웹툰이 아이를 키우기 전과 비교해 많아졌다. 다른 스토리들을 200원씩 또 결제하며 읽는다. 재밌다.
'아내는 당연히 두명의 자녀들이 일어나기 전에는 돌아오겠지.' 순간 아침에 두명의 아들을 내가 돌보는 악몽에 빠졌지만, 아이들에게 티비나 만화를 보여주기만 해도 수많은 잔소리를 하는 엄마니, 들어오겠다는 생각에 걱정은 다시 접어 둔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을까 하다가 오바는 하지 말자는 생각에 쇼파에 앉아 멍때린다.
잔소리꾼과 갓난아이의 울음소리. 놀아달라는 아이의 찾음이 없는 이 고요한 새볔. 자야지 내일의 육아가 고되지 않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멍때리는데 기분은 좋다.
잠 자야하는데.. 아내가 아침 전까진 오긴 해야되는데.. 내일은 뭘 하면서 놀아줘야지?
웹툰을 다 읽고 나니 걱정이 생긴다.
그래도.. 그래도.. 혼자 있는 기분.. 맥주를 안마셔도 이 가벼운 상쾌함..
오랜만에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