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아이아빠

아내는 자면서도 잔소리를 한다.

by 둘아이아빠

어제 저녁 아내가 아이를 재우고 나가 잠시 휴가를 즐겼다만, 새볔 4시에 들어온 그날의 육아는 온종일 내 몫이었다.

아마 대한민국 아빠는 다들 알거다. 혼자하는 육아가 아내랑 같이 하는 육아보다 편하고 쉽다는 걸..

첫째애가 일어나서 콘프러스트를 먹였고 둘째애도 순차적으로 일어나 데리고 나왔다.

아내가 계속자야 잔소리도 덜 듣고 편한 육아를 할수 있다. 또한 오후에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양해해 주지 않을까? 란 기대에 잘 해보자 혼자 화이팅을 외친다.

그래도 두명을 본다는 건 쉽지 않다. 다행스레 집 근처 사시는 장모님께서 아내가 어제 처댁 모임을 하고 늦게 집에 들어온지라 도와주러 오셨다. 첫째애를 데리고 나가 주셨다. 한명 육아쯤이야 껌이지 뭐 ..

젖꼭지를 물리고 품에 안은채 티비를 켰다. 오후까지만 시간을 잘 보내보자. 티비 앞에서 애를 안고 앉았다 조금 칭얼대면 일어나서 왔다갔다 했다. 어여 자야지 좀 도와줘 애기야.

잘랑 말랑인지 칭얼댐이 커졌다. 우는 소리가 조금 커지자 자는 그녀가 외친다.

" 안아달라는거야 좀 안아줘.. "

아오.. 누가 그걸 모르나..

" 알았어. ~"

아내는 못미더웠는지 나와본다.

" 티비 보여주면 어떻게 100일 된 애를.. "

내가 보는거지 .. 애가 보나 ..

" 알았어 끌게 .. "

그녀는 다시 들어간다. 티비를 다시 키고 소리를 줄였다.

" 티비 보여주지 마라 . "

아오.. 티비를 다시 끈다.

" 알았어. "

잘랑말랑이기에 산책이나 데리고 나갈까 해서 유모차를 피려고 하는데

" 오늘 미세먼지 많어. 데려나가지 말아 "

" 알았어.. "

자는건지 마는 건지 지켜보는 사람 같다. 집안일이나 하자. 어제 쌓여있는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었다. 둘째애는 아기띄로 매고 왔다갔다 하면서..

" 애기꺼랑 섞어서 빨지마. "

아오... 그녀는 자면서도 잔소리를 한다. 내 옷은 세균덩어리처럼 생각하는 그녀.. 두번빠는게 귀찮아 몇번 같이 빨았다가 잔소리 폭탄을 맞았었다.

" 안빨아.. "

하면서 첫째 4살 아기 옷은 넣었다.

" 둘째꺼만 아니라 첫째꺼도 빨지 말어. "

다시 주섬주삼 첫째아이 옷을 뺐다.

" 알어 알어.. "

오늘 혼자 오전 육아만 하면, 자유를 누릴거라 생각했는데.. 잔소리는 잔소리대로 듣고 아이는 아이대로 보고, 온동은 운동대로 못나갈 것 같다. 방금 장모님께서 연락이 왔기 때문이다.

' 오후에 약속이 있어서 점심먹여서 들여보낼게. '

자면서 아내는 한마디 더 한다.

" 오늘 오후에 유치원 설명회 있어. 1시 30분이야. 나갈생각 하지말어. "

아내의 말 한마디에.. 오늘은 확실한 빼도박도 안되는 육아의 날이다.

둘째애는 쪽쪽이를 물고 잘 잔다. 에휴.. 앉아서 티비나 봐야지. 방에서 한 소리가 더 나온다.


" 애 자면 쪽쪽이 빼.. 계속 물리면 습관돼. "

" 알았어 "

운동을 좋아하는 아빠들은.. 왜 죄인인 것처럼 사는걸까? 아니면 나만 그런가. 내일은 보내주겠지 희망을 걸며 쪽쪽이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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