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아이아빠

둘아이육아

by 둘아이아빠

오늘은 4세아이의 내년 유치원 상담회가 있는 날이다.

보통은 주말에 많이 열리지만, 여기는 저녁 6시 반에 열렸다.

" 오늘 빨리 들어와야 하는거 알지? "

" 응, 알았어. "

회사에서 일찍 나와 겨우 6시 15분 쯔음 도착했다.

" 어서 가 ~ 내가 할께. "

집에 오자마자 대충 샤워를 끝내고 아기띠를 둘러맺다. 첫째 애가 아직 저녁 식사 중. 이모님께서는 설겆이를 하고 계셨다. 아내가 나가는지도 모르고 첫째 애에 붙어서 나머지 식사를 먹였다.

" 이모님! 어여 가세요. 퇴근 시간 지나셨어요."

오후 12시부터 6시 반까지 이모님을 고용해서 아내의 육아를 덜어주고 있다.

" 둘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요. "

" 처형이 도와주러 오기로 했어요. "

처형은 딩크족이다. 아이를 안갖고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래도 조카는 귀여운지 도움을 요청하면 이유불문하고 도와주러 오신다.

이모님이 가시고 순간 두 아이를 온전히 봐야했다.

" 아빠 다 먹었어. 나도 안아줘. "

한명이 둘을 보면 의례오는 질문이다. 둘째아이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있으면 첫째아이도 같은 걸 요구한다.

" 알았어. 이차 "

몰래 몰래 운동을 한 보람이 있다. 거뜬하진 않지만, 몰래 몰래 운동으로 몸을 정진 시키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두아이 포옹이었다.

" 이제 뭐할까? "

첫째아이에게 묻는다.

" 아빠, 아빠랑 놀래요. "

대답을 하며 아기띠에 안겨 있는 아이를 슬쩍 힘으로 민다.

" 아기는 힘이 없어서 밀면 안된다고 했잖아. "

육아의 신 오은영 박사님이 설명해주신대로 화를 내지 않고 차근 차근 말한다.

" 놀래요 놀래요 ~!"

몰래한 운동인지라.. 역시 부족했나 보다. 힘이 딸린다. 오은영박사님의 가르침대로 친절하게 대하려고 했으나, 점점 화가 오르는 찰나..

'띠띠띠 ~ '

처형이 들어온다.

'아 살았다.'

처형이 첫째를 보고, 난 둘째을 업고, 평온이 찾아왔다. 식사를 안했다 길래 아이를 등에 업은채로 김치 볶음밥을 볶는다.

" 시켜 먹어도 괜찮아요. "

" 아니예요 어렵지 않아요. "

후라이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다져놓은 파를 볶는다. 이번엔 요리의 신 백종원선생님이 가르쳐주신 순서로 한다. 둘째아이의 움직임이 줄어들자, 아 드디어 잔다 싶다.

"드세요."

식사를 마친 처형은 첫째 아이를 씻겨주고, 나는 칠판에 아내가 적어 놓은대로 210ml 7숫갈을 젖병에 담는다. 무의식 중에 젖병의 꼭지부분을 손으로 덥썩잡아 조립하면서 주변 눈치를 살핀다.

'몇번이나 혼났던건데.. 다행이도 오늘은 없다. 그래도 추후엔 고치자.'

아내가 평소에 둘째를 맡고 내가 첫째를 맡았기에 둘째 수면방법을 정확힌 잘 모른다. 눈치로 보았던 대로

방에 들어가 밥을 먹이고 재워 본다.

10분이 지났다. 안잔다.

20분이 지났다. 도통 자질 않는다.

30분이 지났다. '띠띠띠 ~ '

아내가 다녀온거 같다. 식은 땀이 나기 시작한다.

자라자라. 자줘라 자줘라.

자장가도 불러보고 둥가둥가도 해보고 다행히 울지는 않지만 눈이 똥글똥글이다. 아 혼날거 같은데..

처형의 인사소리가 들린다.

40분이 지났다. 안잔다. 아내가 문을 살짝 열고 보고 나간다.

50분이 지났다. 안잔다. 저승사자가 보이는거 같다.

아내가 문을 열고 들어와 말한다.

" 왜 안자? 어떻게 했는지 말해봐봐. "

약 3시간의 일정을 식은땀을 흘리면서 조심스레 말한다.

"애도 못재워? 줘 내가 할께. 어딜 못나가겠다 진짜."

서럽다.. 열심히 안한것도 아닌데.. 자기가 안잔다는데 내가 어찌할쏘냐..

아내의 잔소리에 스트레스가 쌓여,순간 집 나갔다 올까? 싶었지만.. 문을 닫고 나오자 첫째애가 매달린다.

" 아빠 뭐할까? "

11시가 되서야 첫째애 둘째애를 다 재우고 집은 조용하다. 나도 나름 아내에게 서운한터라 거실 쇼파에서 조용히 핸드폰을 만지고 있다. 이때 주의할점 웹툰을 보거나 게임을 해서는 안된다. 그럼 더 뭐라 한다.

그렇게 오늘의 하루는 끝났다. 사는 내가 한거 같은데 왜 혼은 내가 나는지.. 원..

아내가 화장실을 가면서 혼잣말을 한다.

" 아 대학생 때가 그립다. "

아오.. 자기는 나갔다 왔으면서..

아마 오늘은 쇼파와 한몸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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