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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아이아빠 Dec 18. 2020

운동하는아빠

트리거증후군

  운동을 하면서 깁스는 참 많이 해봤다.

  특히 축구를 하면서 많이 다쳤다.


  단체로 몸 싸움을 해가며 다툼이 있다보니, 나만 조심한다고 해서 상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테니스로 종목을 바꾸면서 부상이 적어진 점에서는 만족하며 잘 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자고 일어났을 때 손가락이 잘 펴지질 않았다.

 '왜 이러지? '


오후가 되면 손가락이 잘 펴졌다가 다음날 테니스를 치고 나면 손가락이 또 펴지질 않았다. 처음 있는 일인데다, 계속 반복이 되다 보니 걱정이 됐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 트리거 증후군.' 이란다. 손가락 마디사이에 인대가 지나친 운동으로 인해 부어있는 상태. 이 때문에 뼈가 손가락을 접었다 필 때마다 인대에 걸리는 거다.


  정형외과를 찾았다.  어있는 인대를 끊어주면 괜찮아 진다는 이야기. 어려운 수술도 아닐뿐더러 운동하능 사람들에겐 자주 있는 수술이란다.

  하지만 수술 자체는 운동매니아로써 받으면 안된다. 수술은 인위적인 시술. 당분간은 괜찮아도 멀리보면 수명이 줄어든다. 다른 방안을 물어보았다.

  손가락에 주사를 놓는 방법과 사는데 지장이 많이 없다면 소염제를 먹으며 부분 깁스를 추천한다고 했다.

  소염제와 깁스는 즉각적인 방법이 아니기에 주사를 맞기로 했다. 비용은 60000원 정도. 의료보험이 되서 싼건지 원래 싼건지는 모르겠다.

  기다림 없이 바로 주사기를 꺼내왔다. 중지와 손가락 마디 사이에 주사기를 찔러 넣는다.

 " 와.. 씨.. 대박.. "

  너무 아팠다. 주사기에 내용물이 손가락으로 들어가는 순간 욱신 거렸다. 주사기를 뺐다가 다른 마디에 또 주입했다. 손가락이 마비되는 느낌. 심장 박동수에 따라 웅웅 거린다. 움직이질 않았고 멍이 시퍼렇게 들었다. 부었다.

  손을 부여 잡고 물리 치료실로 갔다. 촛농에 손을 담그고 있다가 빼란다. 와 촛농 진짜 뜨겁다. 뜨헉..

  촛농 시간을 다 마치고는 간단한 깁스를 했다. 붕대로 감아 놓아 언제든지 푸를 수 있도록.. 그렇게 진료는 끝났다. 물리치료는 지속적으로 받으라는데, 개인적으로 물리치료는 효과대비 가격이 비싸 원하지 않는다.

  당분간 스포츠를 못하겠구나.. 아쉬움이 컸다. 오른손을 깁스한게 아니라서 다행이도 일상 생활 하는데 문제는 없었다.

  

  그 날 저녁. 샤워를 해야기에 손가락을 풀었는데, 와 대박 손가락이 잘 굽혀졌다. 와 주사기 진짜 대박이다. 그렇게 내 손은 깁스를 푼 상태로 잠이 들었고 사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었다.


  걱정도 잠시.. 3일 후에 테니스를 쳤다. 그리고는 또 손가락은 잘 펴지질 않는다. 이제는 그냥 그려려니 한다. 다만 아내의 잔소리가 걱정이다. 뭐라 할텐데.. 아파도 아프다고 말을 하면 안된다. 그날로 테니스는 평생 할 수 없는 운동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오늘도 잘 펴지지 않는 손가락으로 끼적끼적 브런치를 적어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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