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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둘아이아빠 Jan 11. 2021

둘아이아빠

첫째아이 교육

  첫째 아이가 5살이 되면서 교육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우연찮게 동서와 스포츠 관련 얘기를 나누던 중 아이스하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동서의 친구가 아이스하키 클럽에 소속되어 육아와 관계없는 새볔녘에 운동을 한다고 했다. 덕분에 맘 놓고 편히 한다고 했다.

 나도 테니스를 하고 있지만 운동의 특성상 아이가 자는 시간에는 할 수 없는 운동이다.

 육아에 영향없이 운동을 한다는건 아내와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 였다. 솔깃 했다. 이제까지 해온 테니스가 조금은 아까웠지만 싸우지 않고 하는 아이스하키도 재밌어 보였다. 옆에서 아내는 아이스하키를 내가 하는 순간 테니스도 하고 아이스하키도 할 것 같다며  무섭다고 하지 말라고 했다. 나도 속으론 '둘다 해야지.' 생각이 들었다. 이럴 땐 정말 내 속을 잘 맞춘다.

  어찌 되었던 코로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실내 운동은 어려웠다. 특히 아이스링크는 비용이 많이 들어 정부가 운영하는 곳이 많았고, 모두 닫아 있는 상태라 현재는 불가능 했다.

  아쉬워 하며 인터넷을 뒤적거렸는데, 일반 건물 지하에서 아이들을 위한 아이스하키 레슨을 하는 곳이 있었다. 시켜보고 싶었다. 원래 성격이 즉흥적인 타입이라 적혀 있는 번호로 바로 전화를 걸었다.


  " 아이가 4살인데, 혹시 레슨이 가능할까요? "

  " 4살은 좀 어리긴 한데, 아이의 상태에 따라서 할 수도 있습니다. 체험 수업 있으니 한번 오셔요. "


  바로 그 자리에서 체험 수업을 신청했다. 아내도 아이에게 새로운 체험을 해준다는 것에는 반대를 안했다. 아쉬운건 동서의 애기가 너무 어려 같이 신청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받게 된 첫번째 아이스하키 체험. 정말 지하에는 빙상 시설이 갖춰진 레슨 공간이 있었다. 그것도 꾀 컸다. 아이에게 아이스하키 안전 용품들을 채워주는데 너무 귀여웠다. 아직 아이가 어려서 인지 용품이 커보였고 이내 잘 탈 수 있을거란 기대는 내려놨다.

  하지만 신발을 신자 내 앞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아이가 잘 서 다녔다. 오오 ~!! 설마 빙판가도? 빙판에 들어서자마자 꽈당 넘어졌다. 역시.. 하지만 선생님은 조심히 그리고 흥미있게 아이를 빙판길로 인도했다. 돌고래 탈것도 타고 준비운동도 하고 넘어지는 방법도 배우고 잘은 못 타지만 매우 좋아했다.

  아이가 체험을 마치고 나왔을 땐 너무 재밌어 했다.


  즉흥적인 난 바로 레슨을 끊었다. 하지만 그 이후 아이스링크장까지 옷 입혀서 데려가 아이스하키 복장을 입히고 넘어져도 토닥이며 다시 링크장 안으로 넣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평일 아이 엄마가 주로 하다보니 불평불만이 항상 아이스하키장에 도착하면 전화넘어로 들려왔다.


  " 오빠가 데리고 온다는거 아니였어? 이건 진짜 고 돼. 무섭다고 잘 안탄다고 그래. "


 나도 어렸을 적 배우기 싫은 걸 엄마가 무작정 끌고가면 하루종일 울었고, 그 종목이 좋아지는 반전은 없었기에 포기하기로 하고, 레슨을 다 채울 때까지만 다녀야 겠다 싶었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스링크장이 문을 닫게됐고 레슨은 1회를 남기고 있었다. 내년에 오픈하면 빨리 1회 채우고 치워야 겠다 싶었다.

  아이가 5살이 되고 아이스링크가 다시 개장한 날. 혼자 가서 기다리는게 싫어 아이와 같은 또래 친구를 꼬셔 데리고 갔다. 물론 아이아빠도 같이 갔다. 아이아빠는 내가 그랬듯이 당연히 넘어질거라 생각했다.


  그 아이에게도 기적이 일어났다.

잘 일어섰고, 우리 아이보다 씩씩하게 빙판으로 걸어나갔다. 쿵. 넘어졌다. 아이아빠는 걱정을 하며 웃었다. 다행이 두 아이는 같이 배워서 그런지 너무 좋아했다. 특히 요새 코로나로 인해 집 밖을 나갈 일이 얼마 없었는데, 새로운 체험을 해서 그런지 정말 좋아했다.

  내 아이는 몇번 더 배웠다고 매번 말할 때마다 '내가 가르쳐 줄게. 내가 알려줄게. ' 라며 얘기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5세가 되어 레슨을 받는 피드백이 좋았다. 조금 비싸긴 했지만 키즈카페 온 거보다 만배는 더 좋은 경험이었다.

체험을 모두 마친 두 아이는 모두 재밌다며, 다음에 꼭 다시 오자고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을 했다.

  레슨을 다 써버린 나는? 당연히 1년치를 계약하고 말았다. 아내의 동의없이 끊어버려, 걱정이 조금 되긴 했지만 아이를 위해 썼으니 뭐라 안하리라 싶었다.


  4세 교육과 5세 교육은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4세가 말을 이해는 하지만 따라하는 걸 잘 못한다 치면, 5세는 말도 이해하고 의견을 내기도 하며, 잘 따라한다. 무엇보다 즐거워 한다.


  5세 교육은 이제 시작이었다. 체육은 일단 끊었다. 음악과 미술에 관심이 생겼다.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내아이가 장기자랑을 하는데 '아, 저 바이올린 킬 수 있습니다. ' 캬 ~!! ' 너무너무 멋있어. 꺄악'

캬 ~! 상상이 지나갔다. 또 아이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왔는데 캬 ~! '너 아이스하키 하는구나' 캬~!

 사실 내가 중학교 때 부러웠다. 남들 다 하는게 아닌 특이한 것을 하는 친구의 모습이 동경스러웠기에 지금 내 자녀에게 더 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

  여튼 이제 음악과 미술에 대해 알아 볼 예정이다. 우선 음악부터 찾아보기로 했다.


어디보자.. 일단 당근마켓에서 바이올린부터 구해야 겠다.


- 참 고 -


아이스하키 정보

 1회 1시간 4만원

 3개월 등록시 1달 12만원 계산

 장소 : 성준 아이스링크장


 무엇보다 선생님의 뭐랄까 젠틀한 사람이 많다. 축구가 레슨을 하며 장난삼아 쥐어박는 상상을 했다면, 아이스링크장에선 '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의견을 물어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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