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상 시리즈 #3]
문 앞에만 서면
미지의 세계를 목전에 둔
달큼한 기대감이 부풀 부풀.
짙푸른 색 쟈켓을 껑뚱하게 걸친 피터 래빗이
꽃삽을 쥔 채 튀어나올 것만 같은
전원의 문도
고이 잠재워 둔 물욕을
사정없이 휘저어놓을 듯한
탐욕적인 주홍빛 가게 문도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수도사의
장엄한 문 너머 피안의 세계에도
빼꼼, 하고
고개 들이밀고 싶어 진다.
문 너머 세상 중
긴 시간 잔상이 드리운 곳이 있었으니
그곳은
무스카트, 오만.
골목골목을 어지러이 헤매다
머릿속이 아득해져 오던 순간
다정한 귀인이 나를 이끌던 곳
녹슨 청록빛 철대문 너머에는
또 하나의 어머니,
오라버니,
늘 꿈만 꾸던 여동생의 인연이
낮잠에서 막 깬 몽롱하고도 환한 얼굴로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핏줄만이 가족은 아닐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