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홀로 서서

[사람 연작 #1]

by 카일루아의 고양이


무엇을 하시나요

그곳에 홀로이 서서



지켜낼 것이 많아

엄중한 눈빛으로 좌중을 주시하는 이도



누군가에게 한걸음 다가서야

오늘 밤 따뜻한 저녁거리를 마련할 수 있는 이도



온 세상을 향해 포효하고픈 외침으로

속이 시끄럽게 들끓는 이도



교대 근무 중 짬을 내어

담배 한 개비에 잠시 숨을 고르는 이도

모두가 공평하게 홀로 선 시간.


저마다의 사연을 품은 채

혼자인 시간을 견뎌낸다.



힐끔거리는 세간의 시선쯤은 아랑곳 않은 채

홀로 당당히 이 시간을 삼키는 이도 있으며



그리움 배어나는 눈빛으로

홀로이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랑에 빠진 여인 또한 있다.



옅은 미소 너머로 굽이굽이 똬리 튼

열길 같은 사람 속을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누구에게나 깊숙이 묻어 둔

속사정 하나쯤은 있는 법.



홀로 서 있는 이 순간,

겉가죽 아래 적나라한 참모습 또한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간.


나를 바라보는 시간.

단단해져 가는 시간.

농밀히 깊어져 가는 시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