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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Jan 10. 2023

하와이 사립학교 입학 후기

D+20

지난 며칠 동안은 아이들 학교 입학 관련 일들로 인해 정말 바빠 글을 올리지 못했네요. 드디어 오늘 독립이와 배려왕이 첫 학교를 등교하게 되었어요. 7시 35분까지 학교에 데려다주고 많은 일들을 했는데도 12시가 안 되었더라고요. 이제 정말 이른 아침부터 생활하는 하와이안 생활 시작이에요. 


우리는 하와이에 오기 전 학교를 결정하고 입학 관련 모든 서류를 보냈어요. 학교 입학을 위한 과정은 아래와 같아요


지난 목요일인 1월 5일 우리는 Placement test를 보러 학교에 9시까지 갔어요. 반배치고사라 생각했고 한국에서 TOEFL Junior 시험 점수가 각각 자기 학년으로 나온 결과물을 사전에 보냈기에 큰 걱정을 안 했지요. 시험이 1시간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해서 우리는 근처 커피빈 커피숍에서 여유로운 커피를 마시면서 기다렸어요. 앞으로 오전 자유시간을 기대하며 행복에 겨워했던 것 같아요.


1시간 15분이 지나 시험이 끝났다는 연락을 받고 남편과 저는 학교로 바로 이동했어요. 사무실에서 시험결과지를 인쇄할 때까지 아주 편한 마음으로 기다렸던 것 같아요. 영어는 폴리어학원의 AR test와 비슷해서 문제를 맞힐 때마다 어려운 문제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독립이는 문제가 어렵지 않다고 했고 배려왕은 시험이 어렵다고 해서 약간 독립이가 걱정되기는 했어요. 시험이 쉬우면 그만큼 레벨이 낮게 나오더라고요. 준비가 돼서 사무실로 들어가니 온라인으로 진행된 시험결과지를 보여주면서 설명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배려왕의 영어점수는 자기 학년으로 나왔고 수학은 8학년 수준이라고 설명하면서 배려왕은 큰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잘할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어요. 


다음은 독립이의 결과를 보여주면서 수학은 고등학교 수준으로 나왔는데 영어가 자기 학년보다 낮아 ESL 프로그램을 들어야 할지 첫 1-2주 생활해 보고 담임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결정하자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부족하면 ESL 프로그램을 들어도 좋겠다고까지 말을 했는데 ESL을 참여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등록금 내역을 보여주는데 깜짝 놀랐어요. ESL을 방과 후에 하는 것도 아니고 체육, 영어 시간을 대체해서 한다고 했는데 등록금이 거의 두 배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안 되는 영어로 독립이가 배려왕보다 영어를 잘해서 학교를 잘 적응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한번 두고 보자고 하더라고요 ㅠㅠ. 그때부터 독립이한테 뭐라고 하지는 못했지만 우리 부부는 갑자기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사실 예산이 너무 많이 초과돼서 걱정도 되었고 독립이가 학교공부를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후 학교 투어를 했는데 생각보다 학교도 컸고, 자세한 설명에 정말 감동받았던 것은 사실이에요. 각각의 반과 담임선생님, 그리고 교과별 교실이며 체육관까지 모두 설명해 줬고 친절한 교장선생님도 만나 이야기도 하는 등 학교에 대한 정말 좋은 첫인상을 갖게 된 날이었어요. 우리 부부가 교육 관련 업종에 있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도 전학도 해 보고 했지만, 전입생에게 이렇게 많은 지원을 해 준다는 사실에 놀랐고, 공립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어요.



학교에서 사용하는 LMS에 가입도 하고 크롬북 대여에 대한 보험 가입, 점심 신청 등에 대한 정보를 받아 여러 시스템에 등록하고 입학 준비를 했어요. 가장 어려웠던 것이 우리나라와 같이 1년 동안 사용할 문구들을 준비하는 것인데 브랜드명까지 구체적으로 안내된 문구들을 모두 구입하는데 여러 군데를 다녔던 것 같아요. 


드디어 모든 것의 준비를 마치고 1월 8일 우리는 저녁 9시 30분에 모두 잠자리에 들었어요. 평소 11시 넘어서 자던 우리 아이들은 1시간 동안 뒤척이다가 잤던 것 같아요. 저는 모든 것이 새로운 아이들에게 점심이라도 익숙한 것을 싸 주려고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 김밥을 쌌어요.



처음 7시쯤에 집에서 나오니 정말 이른 아침에는 트래픽이 심하더라고요 ㅠㅠ. 정말 간신히 30분까지 도착하여 급하게 선생님의 안내를 받고 교실로 이동했어요. 학교 도착해서 또 놀랐던 것은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모든 차량이 설 때마다 직원분이 차 문을 열고 아이들을 모두 안전하게 내려주더라고요. 학교가 끝난 후에도 학교에 가니 동일한 방식으로 하원을 안전하게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오랜만에 어린아이들을 보니 어찌나 귀엽던지 몰라요.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선생님 말씀은 이해하는지, 화장실이 잠겨 있던데 비밀번호는 잘 받아서 다녀왔는지, 점심은 잘 먹었는지, 친구들하고는 이야기는 했는지 등 궁금한 것이 너무 많아 시간보다 일찍 학교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다행히 두 아이 모두 밝은 모습으로 만났고 첫날이라 말이 빨라 못 알아들은 것도 많았지만 친구들하고도 이야기하고 밥도 먹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좀 안심되려는 순간, 오늘 체육이 들었는데 체육복을 안 입고 갔다는 것이에요. 시간표를 물어보니 모른다고 ㅠㅠ, 수학숙제가 있는데 수학책을 받지 못했다고, 가톨릭 학교라 종교 수업이 있는데 우리 아이들은 한 번도 성경공부를 한 적이 없는데 숙제를 하는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등등 여러 어려움들을 이야기하여 머리가 아팠어요. 결국 큰 애는 직접 학교 선생님들께 문의 이메일을 보냈고 둘째는 제가 이메일을 보냈는데 모든 선생님들께서 한 시간 안에 답변을 해 주셔서 다행히도 숙제를 간신히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이런 혼란스러움이 한 달은 지속되겠지만 첫출발은 기대했던 것보다 순탄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남편과 저는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기다리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결론으로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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