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ifeaholic Jan 28. 2023

하와이 무료 성인영어 회화수업 후기

McKinley Community School for Adults

나이가 들면 영어에 대한 미련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아요. 하와이를 선택한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에요. 하와이에 와서 첫 2주 동안은 정착을 위해 은행, 학교, 가게 등을 다니면서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있지만 생활이 안정될수록 집에서 가족들과 한국말만 하고 지내요. 아이들도 학교에 가도 한국학생이 있고 집 주변에도 한국학생이 있어서 우리처럼 1년만 지내야 되는 경우 신경 쓰지 않으면 영어공부하기는 좀 힘들 수 있어요.


하와이에는 어학원도 많고 대학에서 운영하는 ESL프로그램도 있지만 그런 곳은 대부분 젊은 사람들 위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학습해야 하는 영어공부의 경우에는 나랑 안 맞을 수 있으며 비용도 만만치 않기에 저렴한 성인들이 다니는 영어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알게 된 우리나라의 평생교육원 같은 곳인데 McKinley Community School에서 성인 대상의 영어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사진은 별로지만 실제로 가보면 시설이 그리 나쁘지는 않아요



사전 얻은 정보로는 여행으로 온 사람은 등록할 수 없고 거주자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단기간 온 사람도 비자와 상관없이 등록이 가능해요. 1월 23일 개강이라 그전에 신분증과 현금 $20를 가지고 와서 사전 레벨테스트를 받으라고 하더라고요. 회사를 그만둔 이후로 은퇴자의 마인드로 살고 있는 남편은 여기까지 와서 영어공부를 해야겠냐며 불만이 한가득이었는데 차가 한대인 관계로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해서 레벨테스트를 받았어요.


간단한 시험인 줄 알았는데 25개의 일상회화 관련 객관식 문제로 시험을 보고 2차로 컴퓨터 기반으로 45개의 Reading test를 약 2시간에 걸쳐서 봤어요. 우리 애들도 학교에서 placement test 할 때 말하고 듣기 시험은 안 보고 읽기와 쓰기만 보던데 미국 레벨테스트는 한국에서 영어교육받은 사람들이 높은 레벨이 나오게 시험을 보더라고요.

시험 볼 때 받은 반가운 너무 오래된 삼성 노트북

전체 레벨은 8단계로 구분되어 있으며 1-6단계와 그 위 두 단계가 더 있는데 저는 최고 단계인 ASE에 배정받았고 억지로 시험본 남편은 6단계에 배정받았어요. 일주일 다니면서 알게 된 사실은 레벨이 높을수록 한국인과 일본인이 많고 레벨이 낮을수록 중국인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레벨이 높을수록 스피킹이 아닌 Reading & Writing을 많이 한다고 일부러 시험을 못 봐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각 반마다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비교할 수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제가 속한 반은 저는 만족스럽더라고요.


수업은 오전, 오후, 저녁에 각 2시간씩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진행되는데 저희는 오전 9시에서 11시까지 운영하는 오전반을 선택했어요. 지난 4일 동안 다녀본 소감은 안 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값지고 의미 있다고 판단되고 수업이 스트레스가 없이 진행되다 보니 영어가 확 늘거나 그렇지는 않아도 꾸준히 영어에 노출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돼요. 같은 반에 20여 명의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하와이에 거주한 지 오래되신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여기에 오래 산다고 영어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봄학기가 1월 23일부터 6월 초까지 진행되는데 $20불이면 정말 공짜로 다니는 것이라 마찬가지고 갈 때마다 $1.5에 해당되는 신문도 매일 받아요.


우리 반 선생님은 Japanese-American 선생님으로 하와이에서 태어나서 하와이대학을 나와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시다 은퇴하신 분이에요. 영어가 너무 듣기 편하고 다양한 가르치는 방법을 적용하셔서 매일 어떤 수업으로 이루어질까 기대가 되더라고요. 


매일 학원에 가면 화이트보드에 질문이 적혀있고 모든 학생들이 올 때까지 그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작성해요. 첫날은 다음과 같은 두 개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라고 하고 전체 학생들의 이름을 한 명씩 부르면서 각자의 생각을 공유했어요. 이때 다른 학생들이 작성한 글을 읽어주는데 listening도 되더라고요.


What do you hope to learn by coming here?
Are you motivated to learn?

선생님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는 질문 위주로 하는데 이후 우리가 함께 토의한 주제는 다음과 같아요. 한국말로 해도 어려운 주제지요.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지식이란 무엇인지를 한 문장으로 작성해서 선생님 이메일로 보내라는 과제가 있었어요.


What is knowledge?
"Knowledege is power."

이후 자신과 관련된 세 가지를 노트에 적고 옆에 있는 동료와 함께 활동을 한 뒤 자신의 파트너에 대해 소개하는 활동을 이어서 했어요. 그리고 첫날 이번 주 학습목표는 "To become an ohana together"라고 하면서 하와이언어인 ohana가 가족이라는 것도 배웠지요. 


지난 4일 동안 매일이 다른 수업으로 진행되었는데 대부분 뉴스기사나 간단한 Reading 자료를 읽고 어휘의 뜻을 문맥으로 유추하여 학습한 뒤 읽은 내용과 관련된 토의주제로 토의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으로 진행되었어요. 


하와이 어학원을 알아보니 대부분 한 달에 학비가 150만 원 내외이더라고요. 그것을 감안해 보면 저는 McKinley Community Center의 영어교육프로그램 추천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J1 비자 인터뷰 면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