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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Feb 05. 2023

사립학교 페스티벌주간 참여 후기

Catholic Schools Week

어제와 오늘 이틀에 걸쳐 하와이에서는 나름 유명한 Punahou carnival 2023이 열리고 있어요(뉴스에서도 소개하고 있어요). 오마바대통령이 나온 Punahou school에서 기부금 마련을 위해 하는 행사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학생들과 학부모의 기부와 자원봉사로 이루어져요. 나름 큰 행사라서 하와이 사람들은 많이 가는 것 같고 옆집에 사는 Sally가 Punahou를 나왔다고 하면서 25년 전에는 정말 규모도 컸고 아이들이 탈 것도 많았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규모가 작아졌다고 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지난 한 주 비슷한 event들을 일주일동안 했어요. 처음 아이들이 다음과 같은 안내장을 가져왔을 때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멘붕이었지요. 주변에 아는 한국인 부모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독립이의 같은 반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봐서 간신히 준비했어요. 


아직도 위의 행사들이 왜 가톨릭스쿨주간인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나름 재미있었던 이벤트였던 것 같아요


평소에는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는데 1월 30일은 장래희망 직업과 관련된 옷을 입고 가는 날이에요. 독립이는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어 해서 스티브잡스 복장으로 청바지와 검은색 반팔셔츠를 입고 갔지요. 배려왕은 여전히 의사가 되고 싶어 해서 동네 마트를 뒤져 의사가운을 찾으러 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어요. 미리 인터넷으로 구매할 걸이라는 후회와 함께 한국에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어렵더라고요.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행사들을 하니 파티복을 파는 숍에서도 다 나갔다고 해서 결국은 정말 의사들이 입는 가운을 파는 유니폼가게까지 갔는데 $56이나 해서 고민하다 사지 못했어요. 결국 배려왕을 설득해서 병원에 출근할 때 복장으로 한국에서 가져온 나름 단정한 원피스를 입고 갔지요. 


아이들을 픽업하러 학교에 갔더니 저학년 아이들은 대체로 정말 저런 옷을 어디서 구했을까 싶을 정도로 소방관, 경찰관, 군인, 발레리나, 우주복 등 아주 앙징맞은 옷들을 입고 왔더라고요. 가장 놀라운 것은 독립이처럼 키가 큰 중학생이 미국에서 볼 수 있는 청소부들이 메고 다니는 큰 쓰레기통과 나무로 만든 큰 빗자루를 당당하게 들고 다니더라고요.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었는데 그것까지는 못했어요. 나름 자신들이 가진 꿈에 대해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날인 것 같아요. 


1월 31일은 crazy socks를 신고 가는 날이에요. 평소에 옷을 파는 곳에 가면 하와이는 더운 곳인데 왜 긴 양말을 이렇게나 많이 파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 알겠더라고요. 더운 곳이니 긴 양말을 신는 것이 나름 crazy한 것이더라고요. 우리 아이들도 다음과 같은 양말을 신고 학교에 갔는데 대부분 특이한 양말들을 신고 학교에 왔더라고요



2월 1일은 독립이는 중고책 하나를 학교에 가져가서 어린 학년의 동생에게 읽어주고 기부하는 날이에요. 그리고 빨강, 파랑, 흰색 옷 중 하나를 입고 가야 해서 집에 있는 것으로 입고 갔어요


대망의 2월 2일이 가장 큰 행사인 international festival이 있는 날이었지요. 여기도 반마다 대표엄마가 있더라고요. 일주일 전 대표엄마로부터 문자로 internation festival때 한국부스에 사용할 물품 기부리스트와 점심때 도시락을 배달해 주는 봉사자를 신청하는 엑셀시트를 보내주더라고요. 떡볶이, 소떡소떡 등 아침 일찍 만들어서 준비해야 되는 것은 자신이 없어 한국과자를 사가는 것으로 하고 $100 정도 초코파이, 카스테라, 홈런볼을 박스로 사서 기부했지요. 행사날 봤더니 그날 아이들이 초코파이 하나에 $2, 홈런볼 $3 이런 식으로 돈을 내고 사 먹더라고요. 10개 이상의 부스가 있었고 하나의 부스마다 참여할 수 있는 작은 게임들이 있었어요. 이런 게임을 참여하고 도장 10개를 받으면 경품행사 참여가 가능한데 경품으로 애플시계 등 아이들이 가지고 싶어 할 만한 것들이 있더라고요. 도장 10개를 찍으려면 $30 정도씩은 사용해야 해서 우리 집 두 아이 모두 했지만 결국 경품에 당첨되지는 않았는데 안된 것을 안타까워하지는 않더라고요. 이런 방식으로 학교가 기부금을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라고요


경품 신청하는 부스


부스마다 조그마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설치하고 참여할 때마다 참가비를 받아요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 있는 날은 각 자기 나라를 상징하는 옷을 입고 가는 날이에요. 아침에 학교 갔더니 기모노 입고 나막신까지 신고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 한복 입고 오는 아이 등 인도, 중국 등 각 나라의 전통옷을 입고 학교에 왔더라고요. 우리 아이들은 고학년이라 교복만 입고 오는 아이들도 있었으나 월마트에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사서 똑같이 입혀서 학교에 보냈어요.

 

하와이 올 때 한국전통부채, 젓가락, 카드 등은 준비했는데 막상 한복이나 한국을 상징하는 옷들을 챙겨 오지 못한 것이 아쉽더라고요. 해외에 나갈 계획이 있는 분들은 학교에서 어떤 행사들을 하는지 먼저 알아보고 가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은 일주일 동안 노는 기분으로 학교 다녔고 부모들은 그것을 준비하느라 애쓴 한 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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