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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aholic Feb 11. 2023

주말보다 평일이 좋아!

벌써 D+52

독립이와 배려왕이 학교 다닌 지 정확하게 한 달이 되었어요. 첫 주는 적응하느라 애쓴 것 같고 그 이후에는 평범한 학교생활을 했지요. 한국에 있을 때는 월요일부터 주말을 기다렸는데 금요일인 오늘 아침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갑자기 독립이가 금요일이라 싫다고 하더라고요. 여기서는 왜 이렇게 평일이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학교 다니는 평일이 훨씬 재밌다고요. 부모랑 같이 있는 주말이 벌써 지겨울 만큼 많이 컸나 싶다가도 정말 학교가 재미있나라는 생각도 들어요. 배려왕에게도 물어봤더니 학교가 정말 재미있다고 하네요.


부모로서 지켜본 바로는 한국학교보다 숙제도 많고 퀴즈도 자주 보고 해야 할 일이 많아요. 둘 다 매일 독립이는 트럼펫연주를 그리고 배려왕은 우쿨렐레 연주를 10분씩 하고 부모님께 사인받아 매주 금요일 오후 5시까지 구글클래스룸에 제출해야 해요. 독립이가 처음 트럼펫 연주를 시작할 때 너무 소리도 크고 방귀소리만 나서 이웃들에게 정말 미안했는데 이제야 음계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우쿨렐레는 연주를 잘하든 못하든 듣기 좋더라고요. 그리고 독립이는 제2외국어인 스페인어 공부를 듀어링고로 매일 해야 하고 배려왕은 Mathletics라는 수학공부를 온라인으로 매일 해야 해요. 이것 외에 매일 숙제가 2-3개씩은 있고 숙제하는 시간이 적으면 30분 많게는 3시간 넘게 한 적도 많아요. 특히 독립이의 경우는 중학생이라서 그러는지 팀으로 하는 숙제가 있어 팀원들이랑 연락하면서 숙제를 해야 돼서 더 힘든 점도 있어요.


학교 선생님들은 이러한 모든 숙제를 채점하고 수업시간에 하는 활동까지 채점에서 학교 시스템에 다음과 같이 올려주는데 이것을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확인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독립이와 배려왕 모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요. 숙제나 활동을 마무리 못하면 감점은 받더라도 늦게 제출해도 된다고 하면서 여유를 부리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활동을 언제 할지 몰라 독립이가 아프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학교를 보냈어요. 중학교는 이것보다 평가를 많이 해서 예상이 불가능하거든요


5학년 과학교과목 평가 결과 화면

학교를 좋아하는 여러 이유가 있는데 지난번 이야기한 것처럼 선생님들이 모두 웃기다고 해요. 그래서 수업분위기가 여유 있고 웃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 다니는 친구들 중 간혹 장난꾸러기는 있지만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 모두들 착하고 순하다고 하네요. 7학년 독립이 친한 친구 중 Mathew(가명)라는 아이가 있는데 곱슬머리라고 해요. Mathew가 자기는 머릿속에 연필을 숨길 수 있다고 말했더니 다른 아이들이 그럼 연필을 몇 개나 꽂을 수 있는지 확인해 보자고 하면서 교실에 있는 연필을 꽂았는데 34개나 들어갔다고 하면서 너무나 재미있었다고 신나서 설명하더라고요. 그렇게 덩치 큰 아이들이 머리에 연필을 꽂으면서 놀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웃기더라고요. 


어제 배려왕이 친해진 새로운 친구랑 문자를 하면서 키득거리더라고요. 뭐라고 했는지 확인해 봤더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놀았더라고요. 어찌나 서로 예의 바르게 이야기를 했던지 ㅋㅋ.


thumb wars : 손 잡고 엄지 누르는 게임을 엄지전쟁이라고 부르네요 ㅋㅋ

타국에서 학교에 적응할 수나 있을지 걱정도 많았는데 학교에 잘 다닐 뿐만 아니라 재미있다고까지 하니 다행인 것 같아요. 퀴즈 많이 보고 숙제 많고 점수를 매일 공개하는데도 스트레스 안 받는 것을 보면 그런 활동자체보다 이런 것을 선생님과 친구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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