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46 중간점검: 초6, 중2학생 기준으로
해외에서의 1년 살기를 결정할 때,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가 아이들 영어일 거예요. 저도 해외살기를 결정할 때 영어권 나라로 가는 것을 첫 번째 조건으로 결정했거든요. 해외에서 1년 살기를 하면 얼마나 영어가 늘지, 특히 우리 아이들처럼 새로운 언어를 습듭하기에는 다소 늦은 나이에 오면 어떠한지 많이 궁금했지요. 주변에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서 1년살기를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떤 나이 때에 가든 상관없이 1년은 부족하니 너무 기대하지 말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과 가족이 똘똘 뭉쳐 1년간 살면 가족애가 더 생기는 그런 측면을 기대하고 가라는 조언이었어요. 그리고 1학년이하때 가면 영어가 많이 느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학습한 속도보다 더 빠르게 갔다 오면 잊는다고 하면서 초등학교 3-4학년때 가는 것이 가장 좋다고요. 우리 아이들은 이미 그 나이가 지났는데 정말 가는 것이 좋을지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주변사람들의 조언처럼 영어와 함께 해외살기를 해야 하는 다른 이유와 목적이 있는지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일을 즐거워할 수 있는 하와이를 선택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우리 아이들은 영어가 상당히 많이 늘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 같아요.
하와이에 오기 전 우리 아이들 영어 학습에 대한 정보는 이미 다른 글에서 적었기에 하와이에 온 이후만 적을게요. 하와이에 와서 Placement Test에서 배려왕은 자기 학년 수준이 나왔고 독립이는 자기 학년 수준에 미달했으나 활달한 성격을 적극 활용하여 첫 주부터 다른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수업시간에 발표도 많이 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ESL 수업을 듣지 않고 전체 정규수업을 들었어요. 처음 학교등교 후 1-2일 동안은 같은 반에 있는 한국인 학생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 같아요. 이후 일주일쯤 지나서 독립이는 현지 아이와 일본에서 온 아이랑 아주 절친이 되어 지금도 서로 집에 초대해서 함께 놀거나 금요일이면 인근 몰에 함께 가서 놀다 오기도 했어요. 반면, 소심하고 조용한 배려왕은 친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다가 학교 다닌 지 한 달 만에 열린 학교 큰 행사에서 두 명의 현지인 친구가 생겼지요. 독립이만큼 친하지는 않고 학교 쉬는 시간에 같이 이야기하고 현장학습 같은 곳에 가면 같이 밥 먹고 하는 그런 정도의 친구가 생긴 것이지요. 집에서 밥 먹을 때 남편과 제가 한국인 친구는 한국에도 많으니 여기서는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몇 번 한 것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 아이들은 한국학생들과 그리 많이 어울려 다니지는 않았지요(여기 학교에는 한국학생이 한 반에 2-3명은 있어요!).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학교생활도 큰 문제없이 하고 있으니 은근히 영어가 많이 늘었겠지라는 기대가 더 커졌던 것 같아요.
아이가 P*L*어학원 다니면 3개월마다 보는 STAR Reading Test를 여기서는 2개월마다 보더라고요. 그리고 영어와 함께 수학 수준도 계속 체크해요. 중간결과는 받아보지 못했고 방학쯤 받은 리포트에는 예상과는 너무 다르게 둘 다 영어 성적이 오르지 않았고 제자리더라고요. 그래서 성격 급한 엄마가 아이들한테 처음 올 때보다 영어가 는것 같냐고 물어봤더니 둘 다 나아졌다고는 하는데 시험점수로는 확인이 안 되니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아니면, 정말 하와이 오기 전 지인들이 이야기했던 것처럼 1년은 영어공부하기에 부족한 것이 맞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배려왕의 같은 반이었던 여자아이도 하와이에서 1년 지내다 한국으로 들어갔는데 엄마를 만나 이야기해 보니 이제 귀가 좀 트이고 말을 좀 하려고 하는데 돌아가서 안타깝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주변에 1년 계획하고 왔다가 연장해서 2년으로 계획을 변경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오로지 영어만 목적으로 한다면 1년은 부족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생각해 보니, 학교에서 있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에서 계속 한국말 쓰고, 긴긴 여름방학 동안 썸머캠프를 참여했지만 집에서 한국말을 사용하니 하와이에 있는다고 해서 그렇게 영어를 많이 쓸 수 있는 환경은 아닌 것 같아요. 대학생이나 성인이 돼서 혼자 오면 완전히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어렸을 때 가족과 함께 오면 정서적으로 안정되지만 한편 영어에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 같아요. 아직 하와이에서의 생활이 4개월이 더 남았으니 그동안 아이들의 영어 실력이 드라마틱하게 향상될지 아니면 그대로일지는 지나 봐야 알 것 같아요. 한국에 돌아가서 영어에 대한 후기를 또 남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