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39 아이들은 적응 잘해요!
하와이에서 지낸 날보다 앞으로 남은 날이 훨씬 적어졌어요. 돌아갈 날이 다가오니 슬슬 떠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이런 아쉬움을 덜 느끼려면 더욱더 지금 여기서의 생활을 덜 즐겨야 하는데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들은 새 학년에 들어간 지 벌써 2주 반이 지났어요. 지난 학기 처음 하와이에 와서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는데 한 학기 지났다고 벌써 익숙해졌어요. 물론 학기 초라 새로운 일들도 있지만 지난 학기의 경험을 돌아봤을 때 크게 걱정할 필요 없이 물어보면 되니까 훨씬 수월해진 것 같아요. 아이들은 개학 일주일 전부터 친구들 만날 생각에 손꼽아 기다렸고 저는 학교 등교 전 챙겨야 할 일들이 있었어요.
사립을 보내기 때문에 학비 납부와 관련된 이런저런 문서를 작성해서 제출해야 하는 일, 학비를 어떻게 납부할지도 결정해야 하고, 아이들이 학교에서 MacBook을 포함한 테크놀로지 사용에 대한 부모님 동의서, 새로운 학교 아침 또는 점심 신청 등 빼먹지 않고 챙겨서 해야 할 일이 있었어요. 결국 MacBook 사용 동의서 및 보험가입과 관련하여 우리는 한 학기만 사용하니까 50%로 해 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결재해야겠다고 해 놓고 깜박 잊고 납부하지 않아 우리 아이들은 1-2일 MacBook을 늦게 받는 참사가 발생하기도 했지요. 학기 중간에 들어왔을 때는 그러한 보험료 등을 50%로 해 줬었는데 새 학년 시작하니 무조건 1년 치를 납부해야 한다고 하네요. 불합리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이 1년 치를 납부했지요.
학비와 관련해서도 1년 치를 한꺼번에 내면 할인도 되고 보험(Tuition Refund Plan)에 가입하지 않아도 되는데 한 학기 마치고 돌아가니 월별로 납부해야 하고 학비지불과 관련된 보험료를 내야 하는데 그것만도 거의 둘이 합쳐서 200만 원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래서 1년 살기로 오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7월쯤 들어오셔서 한 학년을 하는 것이 여러 면에서 편하고 경제적이니 참고하시기 바라요.
지난번에 아이들 학교에서 사용하는 문구류 구입하느라 여러 문구점과 마트를 돌아다닌 후기를 남겼었는데요. 학기를 마치고 아이들이 제출한 것의 대부분을 집으로 가져왔어요. 한 학기만 사용하니 많이 남았던 것 같기도 하고 없으면 학교에서 제공해 주는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바인더와 같은 특정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이것도 학년마다 준비하는 것이니 여름에 들어오면 한 번만 챙겨도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지난번에 가져갔던 것을 그대로 챙기고 스카치테이프, 펜 같이 금방 사용하여 소진되는 것들만 별도로 구입했어요. 학교 다니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때 구입해서 줄려고 했는데 아직까지는 더 필요한 물품을 이야기하지 않더라고요. 문구류 준비에 너무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이와 함께 소소한 학교운영에 대한 동의서, 유니폼과 체육복, 가톨릭학교라서 spirit shirts 구입과 관련된 안내를 받았고 이번 학기부터 교복을 매일 입고 가야 하고 체육이 있는 날만 체육복을 별도로 가져가야 되기 때문에 체육복을 하나 더 구입했어요. 그리고 개학 전날인 7월 31일 정해진 시간에 학교에 방문해서 준비한 문구류를 놓고 담임선생님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왔지요.
그리고 학교가 시작하니 Parent Orientation을 한다는 공지를 받았어요. 지난 학기 같으면 이것이 무엇인지, 꼭 참석해야 하는지 알아봤을 텐데, 이제는 공지 이메일만 받아도 무슨 내용인지 파악이 되더라고요. 이메일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는 내용이 없으면 모든 것이 선택이기 때문에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이 운영되었어요. 전체적으로 새 학년 교육과정에 대해 교장선생님이 설명을 하고 이후 담임선생님을 만나 한 학년동안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 소개받은 뒤 각 교과목별 선생님의 교실에 방문하여 수업운영방식에 대해 안내받고 동의서를 작성하는 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에요. 저는 두 아이에게 물어보니 선생님들께서 꼭 참석하라는 말씀 없으셨다고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하기도 했고, 저도 밤에 아이들만 두고 가기가 걱정돼서 가지 않았지요. 그랬더니 그다음 날 폴더에 오리엔테이션 때 배부했던 모든 유인물을 가져왔고 학교전체 운영에 대한 동의서, 각 교과목별 운영방식에 대해 동의하는 등 많은 서류에 사인해서 다시 학교로 보냈어요. 새 학년이 시작할 때 오시는 분들은 Parent Orientation에 참석해서 다른 학부모들하고도 사귀고 학교선생님으로부터 안내를 받으면 학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새 학년이 시작되면 지난여름방학 때 어디를 다녀왔는지를 묻는 것이 관례인 것 같아요. 주변을 보더라도 여름방학 동안 많이들 여행도 다니고 아예 2달 동안 하와이를 떠나 있다 오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도대체 여기에 사는 분들은 어떤 일들을 하길래 그럴 수 있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아무튼 여러 곳을 여행 다니고 특히 부모님들이 태어난 나라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개학하고 학교에 갔더니 선생님들이 당연히 한국에 다녀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보고 한국에 다녀왔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제가 렌트하고 있는 집주인도 방학 전 두 달 동안 미국 본토에 갔다 온다고 렌트비는 은행으로 입금해 줬으면 한다는 연락을 받았으니까요. 다행히 빅아일랜드라도 다녀왔으니 망정이지 우리 아이들은 할 이야기가 없을뻔했어요. 하와이에서 여름방학을 보내면 아이들에게 말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중학교의 마지막 학년인 8학년을 다니고 있는 독립이의 경우에는 반드시 참여해야 하는 Parents Meeting을 저녁 6시에 또 하더라고요. 부모님들의 일정을 고려해서 모든 부모들이 참여할 수 있게 저녁 6시에 하는 것은 좀 놀랄만한 일인 것 같아요. 미팅의 안건은 아래와 같이 3가지 건이었어요. 졸업을 하지 못하고 가지만 이번 미팅은 참여해야 할 것 같아요.
지난 학기에는 아이들이 학교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학습지를 제출할 때 이름을 안 쓰거나 타이틀을 안 썼다고, 혹은 활동을 했으나 확인을 받지 못해 점수를 제대로 받지 못한 적이 있었어요. 한 학기 지나니 아이들도 익숙해져서 이번학기에는 저한테 이야기하는 것 없이 스스로 잘 챙겨서 하더라고요. 털털한 독립이도 잘 챙겨서 하는 것 보니 학교가 아이들이 스스로 꼼꼼하게 챙기도록 만드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 학기 지났다고 현지 친구들하고도 친해져서 휴일에 초대도 받아 놀러 가기도 하면서 다른 아이들과의 활동도 더 많아지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부모로서의 역할은 훨씬 수월해졌어요.
1년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지내면서 보니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여기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극복했던 경험을 잊지 않고 추후 성인이 되었을 때도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데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마음을 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