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 득도 에세이 #4
흔히 인생을 수수께끼에 비교하곤 하는데
풀면 풀수록 더 미궁으로 빠지는 것 같다는 점이 이 수수께끼의 함정이다.
심지어 이 문제의 출제자는 처음부터 정답 따위는 만들어 놓지도 않은 듯하다. 진작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인생에 정답 같은 게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이 수수께끼를 풀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
왜 이런 답도 없는 문제를 내고 풀게 한 것일까?
잘 생각해 보면 수수께끼의 본질은 재미에 있다.
그렇다.
재미있자고 던진 문제에 우리는 너무 죽자고 덤비지는 않았나?
답을 찾는데만 집중하느라 문제를 푸는 재미를 잊어버린 것은 아닐까?
많은 시간 동안 나는 이 수수께끼를 심각하게 풀어 왔다.
"어이 이봐, 인생은 장난이 아니라구. 진지하게 살아야지." 같은 느낌이랄까. 냉혹한 현실만이 존재하고 나는 그것들을 헤치고 나아가는 존재란 생각이 지배했다. 그러다 보니 즐거워야 할 내 젊은 날들은 심각하게 지나가 버렸다. 아이고 아쉬워라.
'능력 있는 부모를 만났더라면..', '돈이 없어서..', '취업을 못해서..' 나에겐 재미있게 살지 못할 이유가 수십 가지 정도 있었는데 결국 지나고 보니 그런 조건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였다. 지금도 내 미래는 여전히 불안하고 현실은 궁상맞지만 이젠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산다.
나이가 들수록 인생이 하나의 농담처럼 느껴진다. 정답 없는 수수께끼 같은 농담 말이다.
농담을 걸어온다면 농담으로 받아쳐주자.
심각할 필요 없다. 매번 진지할 필요도 없다. 철 지난 유행어처럼 '인생 뭐 있나?'
살아보니 그렇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