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 득도 에세이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출간되었습니다.
야매 득도 에세이를 연재한 것이 작년 2월이었어요. 정말 아무런 기대도 없이 시작한 연재가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 '카카오 브런치'와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브런치 독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저 혼자서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겠지요. 감사합니다.
사실 열심히 사는 건 좋은 겁니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니까요. 그렇게 열심히 살다가도 문득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사는데 내 인생은 이것밖에 안 되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어서죠. 저 역시 오랫동안 제 삶을 바라보며 괴로워했습니다. 부족한 인생. 잘못된 삶. 깊은 패배감으로 살다 보니 인생이 즐겁지가 않았죠. 확실히 열심히 살면 승패를 따지게 됩니다. 그래서 열심히 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그냥 방황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살지 않기로 결심하면서 제 삶이 나아졌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으로만 따지면 추락에 가깝습니다.(웃음) 하지만 열심히 사느라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내 삶도 나쁘지 않다는 것, 즐겁게 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걸 말이죠.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만 행복하다는 건 착각이 아닐까요.
제 삶이 나아지진 않았습니다만 저는 이제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어떤 상황, 어떤 조건에서도 내 인생을 즐길 준비가. 이건 한 번뿐인 내 인생이니까요.
제 책의 제목과는 다르게 열심히 사는 인생을 응원합니다. 그리고 열심히 했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지금의 삶도 충분히 즐기시기를.
아차, 책 출간으로 기존 브런치에 있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글은 몇 개만 남겨두고 삭제할 예정입니다. ㅜㅜ 죄송합니다. 여러분이 달아주신 응원 댓글이 사라지는 게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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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완의 인스타그램 / hawann_ill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