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 말
9살, 7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보는 세상은 조금 남다르다.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귀엽고 이쁜 것들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것들에 익숙해진다.
언어 역시 비슷한 것 같다.
엄마 품에 있을 때는 애교하고는 조금 거리는 있지만 어떻게 저런 의젓하고 멋진 말을 쓸까 감탄할 때가 많았다.
내 아이가 맞나 싶고 너무 특별하고 이쁨 그 자체였는데…
시간이 흘러 K-초딩이 되었다.
학교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또래 친구들 뿐만 아니라 형 누나들과도 왕래가 잦다.
물론 유튜브도 많이 본다.
어느 날 동생과의 얘기 중에 “어쩔티비 저쩔티비 쿠쿠루삥뽕 지금 화났쥬? 킹받쥬?” 이러는 게 아닌가!
동생의 대답에 “응, 안물안궁”
이게 무슨 외계어인가!
의미는 몰라도 얼핏 듣기에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말임에 틀림없었다.
7살 동생도 그 말의 의미를 아는지 지지 않고 대꾸한다. “어쩔 저쩔”
아직까지 욕이나 비속어를 써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기에 이 말을 듣고 혼을 냈다.
아이는 억울했는지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이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꾸를 했다.
“어쩔티비”의 뜻은
“어쩌라고 티비나 봐!”
“저쩔티비”는
어쩔티비를 맞받아치는 말로 “저쩔냉장고”, “저쩔에어컨”등 전자제품이나 비싼 제품 명을 붙여 의미 없는 반박을 한다.
“쿠쿠루삥뽕”은 상대방을 놀릴 때 쓰는 말로 “ㅋㅋㅋ”과 비슷한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사실 신조어는 우리 어린 시절에도 있었다.
하지만 재미에 중점을 둔 말장난 같은 말이 주류였기에 약간의 짜증을 유발하는 정도였던 것 같다.
요즘 아이들 말에는
본인이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 더불어 상대방을 조롱하는 의미가 있다.
이럴 때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큰 딜레마에 빠진다. 좋지 않은 말은 쓰지 않는 게 맞다. 하지만 아이들도 그들만의 공동체에서 소속감이나 동질감이라는 것을 매개로 사회생활이라는 것을 한다.
너는 보통의 아이들과 다르게 바른 말과 바른 행동만 하여라?!
바람대로만 된다면 아이 키우는 것이 어렵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이들이 올곧기보다 유연하기를 바란다.
정도가 심하지 않은 선에서 친구들과 장난은 칠 수 있지만 상황과 경우에 따라 쓸 수 있음과 쓰면 안 됨을 현명하게 판단하기를 바란다.
물론 습관은 무섭다. 입에 익어버려 무의식 중에 내뱉을 수 있는 것이 말이므로 집에서는 그런 말을 쓰지 않도록 훈육을 한다.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 말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의미가 있고 그 말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를 입을 수 있음을 인지시켜준다.
몇 번 그런 일이 더 있었고 그럴 때마다 훈육을 통해 타일렀다.
지금은 집에서 그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밖에서도 사용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이럴 땐 믿어주는 방법밖에 없다. 지레짐작하여 아직도 밖에서 그런 말을 쓸 거라고 단정 짓지 않고 쓰더라도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알 거라는 믿음을 주면 아이도 변하리라 생각한다.
방임이 아니라 기회를 주고 믿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신조어가 나올 때마다 그것을 다 막지는 못할 것이니 사리분별을 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