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쓴다는 건…
“이제 엄마 브런치에 글 쓴다!”
“엄마, 작가가 되고 싶었어?”
“작가가 되고 싶다 그런 생각은 해 본 적 없는데 막연히 글은 쓰고 싶었어.”
“그럼 나도 글 써봐야지!”
“어떤 글을 쓰고 싶은데?”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블라 블라…”
….
지난 9월 브런치 작가에 선정되고 나서 큰아이와 나눈 대화이다.
어떤 글을 쓰고 싶냐는 물음에 막힘없이 이야기를 하는 아이를 보며 기특하네 생각만 했었다.
그때는 내가 글을 쓰겠다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던 터라 아이의 이야기를 한 귀로 흘려들어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두 편의 짧은 글을 쓰며 어느덧 12편의 글을 썼을 때쯤 우연히 아이의 글을 보게 되었다.
글씨는 삐뚤빼뚤 제 멋대로였지만
마음이 느껴지는 시였다.
사랑
누구나 사랑을 한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를 제일 사랑해주는 사람은 따로 있다.
나를 매일 사랑하는 우리 엄마.
쓰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주제와 관련하여 연상되는 것을 다 적어 놓고 그것과 관련된 마음을 쓴다고 했다.
처음엔 너무 어려웠는데 쓰다 보니 시를 짓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며 배시시 웃는다.
글을 제대로 배운 적 없는 아이지만 진정성 있는 글의 가치를 아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몇 편의 시를 더 보여주었다.
담백했다. 그 글을 쓰는 아이의 마음이 느껴졌다.
노트 한 권을 다 채우는 것이 목표인데 아직 몇 장 남았으니 그것을 다 채우고 시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아이의 마음을 사진 속 추억과 함께 엮어 사진첩을 만들어 줄 예정이다.
마음이 글로 남도록.
그동안 내가 쓴 글은 거짓 투성이었구나 싶었다.
화려한 수식어구로 포장하고 나의 마음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는 마음을 써댔다.
글을 쓴다는 건 마음이 남는 것임을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