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지기까지 1년

by 박하월

강아지와 산책을 하며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 문득 예전, 장사하던 때가 떠올랐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무언가 도전하고 싶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장사도 처음, 아이템도 처음,

모든 게 서툴렀지만

하루하루 지나다 보니 익숙해지고 능숙해졌다.


처음에는 손님들의 행복한 표정이 그저 좋았다.

그 웃음과 행복한 표정 만으로도 나의 하루는 충분했다.


그런데 점점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기 시작했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그 아이템을 정한 것도,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온전히 내 마음에서만 비롯된 건 아니었다.


누군가의 말,

그럴싸한 조언들,

멋져 보이는 타인의 성공담들이

내 안에 있던 조용한 기준들을 덮어버렸던 것 같다.


나는 혼자 결정했다고 믿었지만, 지금에서야 안다.

그 선택에는 나보다도 더 크고 선명했던,

남들의 말이 섞여 있었다는 것을.


투자금이 늘어나니

이익에 대한 욕심도 함께 커졌다.


내 고집으로 메인이 아닌 메뉴들의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

살 사람은 사겠지 라는 마음으로..

비싸다는 말은 듣지 않았다.

내 판단이 옳다며 신경 쓰지 않았다.


어쩌면 그때부터 나는,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했는가’보다

‘얼마를 벌 수 있을까’를 더 따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던 처음의 마음이 사라지던...

그때부터였을까....


욕망이 나의 눈을 가리고,

현실이 나를 덮쳐왔다.


빚이 빚을 낳고 그 숫자들은 내 목을 조여왔다.

손님과 웃으며 인사를 하면서도 눈물이 흘렀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마저 느꼈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하루하루 버티는 것도 나에겐 버거운 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정리를 결심했다.


남은 것은 0이 많아진 빚의 숫자,

너덜너덜해진 내 마음과 몸.


무너진 멘털로

내 도전은 그렇게 끝이 났다.


그 후로 1년.

내가 했던 그 순간순간의 선택들을

이제는 조금은 덤덤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다.


자책이 아닌,

남 탓이 아닌,

반성과 배움.

그거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한걸음 더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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