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아침 식사 메뉴

양배추, 삶은 계란, 사과, 통밀빵

by 시루

일하는 날 아침 식사는 늘 거하게 차려먹고 가는 편이다.


왜냐하면 점심에는 정해진 식사 외에는 할 수가 없고 (식당이라 메뉴가 한정적이다)

일 끝나고 밤늦게 집에 오면 죄책감이 들어 뭘 먹기가 애매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고 싶은 걸 못 먹는다는 두려움에 잡아먹혀 아침부터 엽떡과 크림이 가득 든 빵을 먹고 가는 건 일상이다.


그러나 오늘은 쉬는 날이다.

즉, 언제든지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일어나는 시간은 엇비슷했지만 나의 아침 식사 메뉴는 180도 달라져 있었다.


소금 간 살짝 해서 찜기에 찐 양배추 한 줌,

삶은 계란,

땅콩버터 바른 사과 반 개,

마지막으로 크림치즈와 블루베리를 올린 통밀빵 1조각을 따뜻한 아메리카노와 곁들였다.


마치 코스요리처럼 이어지는 식사에 괜스레 웃음이 난다.


아침을 건강하고 여유롭게 챙기니 햇빛을 쬔 거마냥 기분이 뽀송해지기까지 했다.


지금이 아니면 먹지 못한다고 생각한 음식들을 억지로 배에 채워 넣고 출근한 날보다

오늘이 훨씬 편안하고 행복하다.


자극적인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순간보다 조용하게 움찔거리는 흥분이 나에게 더 잘 맞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