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먹어야 진가를 발휘하는 음식
오늘은 엄마, 동생과 생선구이랑 코다리조림을 먹고 왔다.
사실 내가 썩 좋아하는 메뉴는 아니었지만 건강하게 먹고 싶다는 엄마의 말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마지못해 출발했지만 가게로 가는 길 내내 흥이 나질 않는다.
평소에 끼고 사는 자극적인 음식이 아닌 슴슴한 생선구이는 그다지 재미있는 친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음식점에 도착해서 키오스크로 빠르게 주문을 마쳤다.
고등어구이 1인분과 코다리조림 2인분.
잠시 후, 갓 지은 솥밥과 함께 다양한 반찬들이 상 위로 차려졌다.
달달한 드레싱 소스를 곁들인 샐러드,
가지 특유의 떫은맛을 없애고 감칠맛은 끌어올린 가지무침,
간장으로 조린 콩자반,
젓갈맛 가득한 전라도식 배추김치,
두부와 브로콜리를 버무린 브로콜리두부무침,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방울 톡 떨어뜨린 미역국까지.
오랜만에 먹는 건강밥상에 나도 모르게 흥분해 버렸다.
젓가락이 빠른 속도로 그릇 위를 뛰어다닌다.
가장 맛있게 먹은 가치무침과 배추김치는 셀프바에 가서 여러 번 리필도 해 먹었다.
아무래도 생선구이랑 코다리조림보다 반찬을 더 많이 먹은 것 같다.
화덕에 구운 부드러운 생선구이와 찐득한 국물이 일품인 코다리조림도 맛있었지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에는 역시 손맛 가득한 반찬들이 더욱 잘 어울린다.
처음엔 그다지 내키지 않았지만, 결국 밥 한 공기를 싹싹 비우고 마지막엔 따끈한 숭늉 국물을 마시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니 웃음이 나왔다.
아마 매일 이렇게 먹었다면 오늘 같은 감동은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가끔 봐야 더 좋은 사람이 있듯, 가끔 먹어야 진가를 발휘하는 음식이 있다.
그 대표적인 음식인 생선구이는 적당한 거리감이 최고의 조미료다.
그러니 반가워질 수 있을 때 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