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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 밤 May 05. 2017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거에요.

미라클 벨리에, 2014

미라클 벨리에
THE BELIER FAMILY, 2014 








01 영화관에서 상영 당시 포스터 붙어 있던게 생각났다.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못보고 지나친 영화. 



02 내가 어떤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데 프랑스 영화를 좋아하는건 확실하다. 

잔잔하고 차분하게 흘러가는 분위기가 좋기도 하고, 그 기저엔 사람중심의 따뜻한 메시지가 깔려있기 때문에.



03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가족 사이에서 홀로 듣고 말할 수 있는 벨리에. 심지어 노래로 감동을 줄 수 있기까지도 하다. 모두가 듣고 말하거나 노래할 수 있는 세상에서는 벨리에의 가족이 타자였지만, 그녀의 가족 내에선 벨리에가 타자로 상황이 역전되는게 묘하고 씁쓸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점 또한 미국에서 정치를 하는 데에 장애요소일 수 있다'는 말은 여전히 깊게 생각해 봐야 할 주제다. 



04 '부모님이 네 애완동물이야? 너 태어나기 전에도 잘 해내셨던 분들이라고', '너 없이도 잘 해내는 법을 배워야지' '엄마 아빠가 저를 잘 키워주셨기 때문에 제가 이런 선택도 할 수 있는 거에요.' 

세 대사가 너무 좋다. 익숙함 속에 파묻혀 있는 머리를 일깨워주는 대사들. 





05 프랑스 영화에서 보여지는 교육방식 참 독특하고 매력적이다. 학생에게서 재능을 발견하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이끌어주고 싶어하지만, 또 각자의 선택 영역으로 가서는 '나보고 어떡하라고, 하기 싫은 애를 어떻게 설득해?' 처럼, 선생님으로서 자기자신의 선택을 학생에게 강요하지 않는거. 결국 뭔가를 배우거나 도전하는건 전적으로 학생 자신의 몫이라고 놔둘 수 있는 어른의 인내심이 대단하고 신기하게 느껴진다. 보통 내가 맞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이거 되게 중요하다고, 너네 꼭 공부해야한다고 강요하는게 일반적인 어른의 모습인데. 



06 자기 스스로 선택해서 시작하는 학습은 얼마나 큰 효과와 영향을 낼까. 

어렸을 때부터 이런 교육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부럽다. 



07 우리들은 각자 그런 지점이 꼭 필요하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가족을 잠시 그 자리에 놓아두고 나의 꿈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그런 지점이. 또래에 비해 성숙하거나 자기 자신을 믿는 힘이 강한 아이들은 스스로도 그런 도약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그게 어렵다. 그러므로 부모가 아이를 믿고 등 한 번 툭 밀어주는게 중요하다. 네가 활기차게 걸어 갔다가 뒤를 돌아봐도 내가 항상 여기에 있을 거라고, 그러니 불안해하지 말고 가고싶은 곳까지 가보라고. 



08 재능을 발견하고 그걸 공부하겠노라 선택하게 되는 과정이 드라마틱하다거나 과장되지 않아서 좋다.

실제보다 더욱 오버해서 보여줄 수 있는데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09 도망치는 게 아니에요.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거에요. 



10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순간, 소리가 멎어드는 장면은 숨도 못 쉬게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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