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해 보일수록 더 유리한 이유
어릴때, 나는 나이가 들면 뭐든 저절로 깨우치는 줄로 알았다. 이제 내가 나이를 먹어보니, 세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난 늘 초짜처럼 느껴진다. 항상 내가 전혀 알거나 읽어본 적도 없는 분야에 대해 창업자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새로운 나라를 방문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초짜처럼 느껴지는 건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다. “초짜”라는 말 자체가 칭찬은 아니다. 그러나 초짜가 되는 것엔 특별한 힘이 있다: 지역적으로 더 초짜일수록, 세계적으로는 덜 초짜가 된다.
예를 들어, 한 나라에서만 지속적으로 산다면 모든 것이 다르게 작동하는 해외로 갔을 때보다 덜 초짜처럼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로 이사를 갔을 때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러니 초짜와 무식함은 사실 반비례관계인 셈이다. 그러나 초짜로 사는 것이 우리에게 사실상 이로운 일이라면, 왜 아무도 초짜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가? 초짜로 산다는 건 어떤 진화론적 단점이 있는가? 이는 초짜가 되는데 두 가지 근원이 있다는 것에서 비롯된다: 멍청해서 그렇거나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해서 초짜가 되거나. 아무도 초짜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건 우리 뇌가 “자, 빨리 이것 좀 해결해봐”라고 보내는 신호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이런 신호가 옳은 길로 인도했던 것이고. 체류 수집 사회는 복잡했지만, 오늘날의 사회만큼 인생을 바꾸진 않았다. 가령, 그 당시 사냥꾼들은 가상화폐가 뭔지 알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 이미 현존하는 문제들에 근거해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이 논리적이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그때는 멍청한 건 굶는다는 것과 직결했으니, 아무도 초짜처럼 여겨지고 싶지 않은게 당연했다.
이제는 오히려 식량 과생산을 걱정할 시대가 와서, 배고픔은 우리를 혼란에 빠트리고는 한다. 멍청해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비록 남들이 조롱하거나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도, 더 초짜로 보일수록 더 유리한 일이다.
폴 그램 Paul Graham
실리콘 밸리에서 "스타트업의 대부"라고 불리는 전직 와이 콤비네이터 (Y Combinator, "YC")의 파운더. 연쇄 창업자, 프로그래머, 벤처 캐피탈리스트, 그리고 에세이 등 여러가지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그는 10여년이 가까운 세월을 많은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그 견고한 명성을 쌓아왔다. 그의 스타트업 학교인 YC 는 창간 이래 특히 미국에서는 전국민의 생활의 일부가 된 Airbnb, Stripe, Dropbox, Coinbase, Twitch, Scribd, 등의 회사를 초기에 발굴했다. YC는 전세계 가장 명성이 높은 창업자 교육 엑셀러레이터이자 스타트업 투자자 교육소이다.
아래 기사는 실리콘밸리의 전설적인 투자자 폴 그램의 에세이 시리즈를 한글로 번역한 글입니다. 번역본의 저작권은 번역가에게 있으며, 폴 그램의 영어 원문 에세이는 http://paulgraham.com/noob.html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 번역물은 상업적으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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