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Seoul
햇빛이 옅게 비치는 시원한 아침이다. 상쾌한 공기, 알맞은 습도와 적당한 자외선까지.
모든 것이 좋다. 기분 좋지 않을 이유가 단 1도 없다.
좋은 날씨와 상반되게 나의 꿈자리와 숙면도 지수는 아쉬움이 많다. 큰 변수가 생기려나 보다.
꿈을 자주 꾸긴 하나 이렇게 기억에 남기는 드물다. 무엇인가 변화가 있을 때 기억에 남는 꿈을 꾸곤 한다. 예를 들면 미국에 이주했을 때, 말레이시아로 이주했을 때, 현재의 백수가 되기 약 10개월 전 등. 좋은 일, 안 좋은 일 가리지 않고 꿈을 꾸며 이것들이 데자뷰로 진행될 때가 많다. 특히, 요즘 몇 달간 데자뷰가 있다. 나에게 신?기가 조금이라도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다.
꿈은 두 가지다. 한 번은 어떠한 산신령 같은 분이 지나가면서 또는 대화하다가 어떠한 이의 이름을 거론하였다. "최병수". 나와 전혀 상관없는 이름일뿐더러 주변에 아는 이도 이러한 이름이 없다. 그러면서 전화번호도 알려주셨다. 053-***-**** 전화번호는 앞자리만 기억할 뿐. 그러고 새벽 3시쯤 눈을 떴다. 아직까지 기억하는 것을 보면 확실히 무언가 있는 것 같다. 그 후 폭풍 검색을 했지. 최병수란 사람은 삼성 어딘가 사원에서 임원까지 간 첫 인물이고 동명이인으로 나와 동갑인 유명 디자이너가 있었다. 또한, 053으로 시작하는 지역을 검색했고 그곳은 "대구" 또는 "경북"인 것을!
최병수라는 사람도 전혀 모를뿐더러 대구를 포함한 경북 지역은 간 적이 없다. 뭐 부산 갈 때 스쳐 지나간 정도? 신기하지 아니한가. 꿈에 이끌려 그냥 가볼까도 생각하며...
두 번째 꿈은 외할머니를 포함하여 버스에 친적들까지 모두 동승한 상태이다. 나는 어떠한 곳에서 내리려 했으나 오늘따라 그곳에 정차하지 않는다며 다음 행선지를 이끌어 주셨다. 외할머니를 포함한 친척 모두 어느 한 곳에 여행을 위해 가고 있었고 나는 그곳이 아닌 다른 행선지를 가겠다고 했을 때 외할머니는 체념의 표정으로 "너하고 싶은 대로 하라"와 비슷한 말을 남기시며 나를 응시하셨다. 그러고 또 눈을 떴다.
무슨 의미일까. 조금은 무섭다. 이렇게 생생히 기억나는 꿈들. 나에게 또 어떤 시련 또는 기쁨을 주시려고 돌아가신 외할머니까지 등장하셔서 나에게 충고 또는 경고 또는 안내서 같은 지침을 주신 것일까. 한편으로는 감사하나 나는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다.
진짜 나에게 신기( 神 氣)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좋은 또는 안 좋은 일에 대한 안내서 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