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8
새 출발로 지정한 나의 날에서 10일이 흘렀고 많은 것들이 변했다.
약 50일 일했던 좆소기업과 알바 같은 공기업 인턴을 제외하면 1년 반 만에 제대로 된 직장을 갖게 됐다.
연차들이 어마무시한 사람들로 가득 차 나름 경력 인정받아도 15~20년 이하는 명함도 못 내미는 곳.
메인 공기업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연봉이나 복지가 전혀 아쉽지 않은 곳, 칼퇴가 가능한 곳.
모난 사람이 드문 (물론, 어느 조직에 쓰레기 없는 곳은 없다), 특이한 사람이 드문, 둥글둥글한 곳.
이러한 곳에 입사했다.
나의 방방 뛰었던 열정이 사라진 요즘. 공황장애, 무자본, 투자실패, 꿈꾸던 가정의 파탄 등 각종 난관들이 휘몰아쳐
안정 안정 안정만을 외쳤던 나의 바람을 반영하여 취직을 한 곳이다.
이곳에 취직하며 느낀다. 참 다행이다. 참으로 다행이다. 정말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고생 많았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잘 몰랐던 회사의 취업이다. 그만큼 인원도 대기업이나 큰 공기업에 비하면 한 곳의 지부정도 되려나?
우선, 가장 좋았던 점은 서류전형에서 10배 수로 뽑고, 필기전형에서 약 5배 수로 선정한 것!
대부분의 공기업이 서류에서 20~50 배수 아니면 적부 방식이라 필기 고득점자들이 득실한 가운데 나같이 초보에게는 아주 좋은 전형이었다.
또한, 필기전형 당일, 메이저 공기업들의 필기와도 겹쳐 결시율이 약 30% 이상이었다.
내가 인턴 했던 곳의 필기시험도 현 기업의 필기시험 일시가 겹쳐 마지막까지 고민하여 배수가 좋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의 한 수였다!
작년 그리고 올해 봤던 면접은 대부분 다대일 방식이었다면 이곳은 다대다 방식이었다. 면접관 5+2(감사?) 그리고 면접자 5.
모두 안 올 줄 알았는데 면접자 모두 참석해서 놀랐다. 또한, 전부 경력자였던 것도 인상적이었고!!!
어쨌든 한 두 개의 질문을 제외하곤 대부분 대답을 잘했으며 마지막 질문, 어필에서 잘한 것 같아 내심 뿌듯했다.
이렇게 나의 험난하고 힘들었던 취직의 문을 두드렸고 다행이고 한 개 걸려들었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NCS만 보고 경제/경영/회계/재무를 전혀 보지 않았던 시험. 그래서 조금의 아쉬움이 남긴 하나 붙여준 것만 해도 어디랴.
이렇게 길에 나의 취준을 길게 쓴 이유는 다름 아닌 오늘이 내가 가장 가고 싶었던 기업은행의 필기시험이 있는 날!
취업 확정 이후, 공부에 손이 잘 가질 않는다. 퇴근하고 또는 퇴근 전 문제 풀고 오답 확인하며 정리하고 싶었는데 잘 되질 않았다.
피곤에 절여 카페에서 졸기 일쑤였고 집에서도 책상에 앉을 기력도 없고 침대에 누워 보고 있으면 1분 만에 잠드는 기적 같은 일들.
유형만 보자란 생각으로 가야겠다. 맛만 보자.
그래도 너무너무 아쉽다ㅠㅠ 나의 취준의 마침표가 기업은행이라면 정말 정말 정말 좋았을 텐데.
가볍게 보고 오자. 유형 파악하고 내년에도 문을 두드린다 생각하며!
잘하고 있고 잘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난 반드시 잘될 것이다. 잘될 일들만 남아 있기에!
바닥을 찍고 지하 낭떠러지에 떨어질 뻔한 나를 붙잡고 버텨준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침대에 누우면 주르륵 흐르는 눈물, 좌절과 실패의 연속이었던 작년 이 맘 때를 생각하며
다시 사람 된 나 자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
잘 살아줘서 고맙다.
더 이상 기대라는 것을 하지 않겠다. 다만, 오늘만 잘 버티자. 현재에 살자. 그리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라는 좌우명으로 오늘을 살자!
신경정신 약도 안 먹은 지 약 15일이 넘었다. 죽고 싶다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부모님 덕에 많이 치유됐다.
다시금 행복한, 화목한 가정에 태어난 것을 감사히 여기며 부모님께 감사하다!
잘 살자.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