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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May 02. 2024

10년 전, 그때의 지금

in Mui Ne

바람마저 뜨거운 무이네의 밤바다. 

바다 위 별들이 아름답고 눈부시게 빛난다.

어두운 해변을 걸으니 정확히 10년 전, 

2014년, 나의 첫 직장생활, 20대의 내가 생각난다.

내 성격과 가치관 등을 종합했을 때 나는 공기업 일반행정을 꿈꿨지... 

동시에 대기업 영업직, 서비스직(승무원) 또한 지원했지만 약 6개월 동안 잘 되지 않았다...

취준 할 자금도 0원이고 아빠에게 용돈 받아 생활했기에 압박(?)이 컸다. 

내 씀씀이에 문제도 있지만 자취에 주 10만원은 넉넉지 않은 용돈이었고 

가정형편을 고려했을 때 나는 나 스스로 경제적 자립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취준이 길어지거나 집중하지 못할 것 같아 

공부, 인적성, 면접에 집중했다.

결론은 실패.

아니 2013년 하반기에 취직의 문턱에 골인하지 못했다.

(그 당시 면접 봤던 공기업, 대기업 등에 입사했으면 현재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대안으로 공공기관 계약직으로 일하게 되었고 

리비아, 튀니지라는 생소한 나라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서두가 길었다. 

조용하고 어두운 무이네 해변을 걸으니 튀니지 제르바, 감마르뜨의 해변이 떠올랐다.

10년 전의 나 또한 저녁, 밤에 조용한 해변을 거닐었지. 

10년 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그렇게 10년간 나는 두, 세 번의 나라를 바꿔가며 

직장생활을 질기게 했고 정확히 약 3개월 전 퇴사했다.

10년을 그 직장에 다닐지 누가 알았겠느냐!


그리고 현재. 10년 전의 나와 마주한다. 

지내는 곳과 국가, 조건 등이 다르지만(물론 달라야 하지!) 마음가짐은 똑같다. 

새 출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고 멋있는 날들이 이어질 것이라 약속한다.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동일한 길을 걸었을까?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의 삶도 아주 만족하지만 다른 길을 걸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안정된 직장에서 안정된 수입 그리고 결혼(뭐 이혼을 하더라도?), 아이까지.

평범한 삶을 꿈꿔왔기에 내가 살아보지 않은 그 삶을 권유하고 싶다.

현재의 나는 불안정하고 요동이 있다. 그만큼 아주 잘 놀고 있다. 

싱글로서의 삶은 평화로우며 어느 하나 걱정할 것이 없다. 

그러니 내일의 나는 내일 또는 미래에 맡기고 현재, 오늘, 지금에 충실하자.


내가 꿈꾸던 장기 해외배낭여행을 하기까지 정확히 10년 걸렸다.

이제 미래의 걱정을 잠시 내려놓고 10년의 고생을 보상받는다 생각하며 열심히 즐기자.

아주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것이니 현재에 지금의 나에게 좀 더 투자하고 관대해지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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