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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May 03. 2024

바람에 몸을 맡기다

in Mui Ne

오랜만에 푹 잤다. 7~8시간을 내리 푹 잤다.

그래도 피곤하다. 뭐지?


잔잔한 파도소리에 마음까지 고요해지는 오늘 아침.

아침 6시에도 햇살이 뜨거운 여기는 무이네!

맨발로 나와 해변을 걷기 시작한다.

F의 기질을 발휘하여 더위에 급 조깅에서 산책으로 변경했다.

뜨겁다. 수영복 차림으로 나와 물에 들어갈까 하지만 

해변에 널브러진 젤리피쉬들을 보며 

겁 많은 나는 산책으로 마무리한다. 


한 없이 높고 푸르른 하늘을 보니 마음마저 높고 푸르러진다.


인생무상이라고 했던가.

눈을 감고 바람에 몸을 맡긴다.

귀에 들려오는 잎사귀의 향연 그리고 파도물결과의 조화

산들거리는 바람은 내 피부와 인사라도 하듯 

더위에, 피로에, 그동안의 삶에 지친 나를 위로해 준다.

자연과 나 자신에 집중한다. 이것으로 충분하지 아니한가?

인간이라는 종족들과 마찰, 불협화음, 눈치보기, 비교하기, 기준 등

불필요한 것에 큰 에너지를 소모한 듯하다. 

내 몸과 마음, 눈과 귀, 입, 피부는 내 것이고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좋아하는, 내가 끌리는 것에 집중하면 될 것을

무엇을 위해 그리 안달복달했던가?


마치 개미집 안에서 너는 일꾼이니, 너는 보좌니, 너는 여왕개미니

지위에 맞는 언행을 해야 하는 것 같은, 기준에 부합해야 하는 것 같은,

보잘것없는 것에 고군분투하지 않았나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내 삶은 내가 사는 것이다. 

그러니 기준 또한 내가 정하는 것이다.

순위, 평균, 최소, 기준치 등 왜 이런 것에 연연하며 살았을까? 

정보의 늪에도 이러한 것에 손이 갔던 것일까?


말만 하는 게 아닌 실천으로 나의 마음가짐이 굳건해질 것이다.

기준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현재를 즐기자고, 당장 이 1분, 10분, 1시간을

나는 무엇을 하면 행복할지, 즐거울지를 고민하고 실행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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