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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한바다 May 30. 2024

아무것도 하지 않다

in Sapa

좁디좁은 슬리핑 버스에 시끄럽게 소리 지르며 노는 아이들과 방치하는 부모들.

약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사파의 여정이다.

힘들었다.

지금까지 줄곳 슬리핑버스를 이용했지만 이번은 유달리 힘들었다. 좁았고 세로 길이도 짧아 다리에 쥐 날 듯이 통증이 왔다. 숙소 앞 에이전시를 통해서 해서 그런가? 불편했다. 별로였다.

라오스 루앙프라방을 육로로 가고자 했다. 이번을 계기로... 아니 갈 듯하다. 우선 지켜보자. 얼마나 더 머물지 고민해 보고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


다른 베트남과 다르게 시원하다. 서늘하다. 그리고 멋진 산 배경들이 내 시야를 확 사로잡는다.

산보다 바다가 좋았으나 더움에 데었나 아니면 나이가 들었나. 녹색의 향연과 조화가 편안함을 선사한다.

옛 프랑스 식민지 시절, 이곳은 프랑스인들의 휴양지였다고 한다.

프랑스 건축양식들이 보전되고 동네 분위기로 마치 유럽의 소도시를 온 듯하다.

달랏과는 사뭇 다르다. 좀 더 서구적이고 더 크고 웅장하다.


숙소 또한 참 마음에 든다. 캡슐호텔(호스텔)이 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에 조용하고 나름 깔끔하다. 언제 이러한 여유와 금액적 혜택을 누려볼 수 있으랴? 과거에 안달복달하며 살았던 과거들이 스쳐 지나간다.

선플라자에서 5분가량 언덕을 올라야 하지만 그 덕에 뷰가 끝내준다.

사파스테이션(선플라자)도 한눈에 보이고 갈색 지붕들, 저 멀리 큰 산의 경치까지.

이곳은 베트남이 아닌 다른 나라에 온 듯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덕분에 멀리 가지 않아도 다른 느낌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동남아, 아시아의 스위스라고 일컫는 이유가 있는 듯하다. (물론, 아닐 수도 있으나)

그만큼 여유도 생기고 차분해진다. 자연은 언제나 옳다.


오늘은 오랜만에 이력서를 쓰고자 한다.

이력서를 그동안 놓쳤던 다른 리서치, 검색들도 하며 쉬어가는 날을 보내고자 한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장기여행의 이동, 피로가 누적된 듯하다.

숙소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오늘은 누워서 쉴 것이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여행이 선사한 기분 좋은 긍정의 리듬들.

난 오늘도 여행 중이다. 그리고 이 순간을 즐기며 감사하고 또 베풀고자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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