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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코리 Jan 17. 2020

후회하지 않느냐고?!

후회한다.

평균적으로 2주에 한 번쯤.

내가 왜 잘 하는 일, 잘 하도록 오랫동안 훈련받은 길에서 벗어나서 삽질을 하고 있을까. 잘하는 걸 더 잘하려고 모력해도 모자른 판에, 전혀 모르는 판에 뛰어 들다니 너무 무모하고 바보 같은 짓이 아니었나 이런 생각을 한다.


그전에는 매일 생각했다. 정말 이 길 밖에 없는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은 좋은데, 정말 돈벌이가 이것 밖에 안 되는가. 정말 이렇게 불안정한 삶을 계속해야 하는가. 교수 임용이라는 대이변이 나타날 때까지 그냥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하루에도 몇 번씩 다른 길을 상상하고 기웃거렸다.


여러 생각이 들 때면, 결국 이랬어도 저랬어도 완벽한 만족은 없었겠지... 바꿔 말하면 이래도 저래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조금은 있는 것이겠지... 어떤 길을 택하더라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 것이겠지... 하며 마음을 달랜다.


다만, 천직이라 믿었던 일 자체와 거기서 얻던 보람 대신 안정성과 월급을 택했다는 점에서 현실과 결국 타협했구나 싶다. 이 지점이 좀... 많이... 쓰리다.


"그래도 바라던 작가로 평생을 보냈다는 점에서 김환기는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제 관점에서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조금 부족해도 열정을 갖고 있는 일에 평생을 바치는 것이 더 '성공'한 인생인 것 같고요."


이 글을 쓴 것이 바로 나인데 말이다... 


그래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여전히 고민하게 된다. 언젠가 좋아하던 그 일을 활용해 생계를 꾸려갈 수 있는 방법을. 좋아하는 일을 밥벌이로써 할 수 있는 삶을....


Andrew Wyeth, Christina's World,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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