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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윤 Nov 1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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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자기복제, 생식

창조한 자들보다 더 나은 사람 하나를 창조하려는 두 사람의 의지, 이것을 나는 결혼이라고 부른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 커버 사진: 세포가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체세포분열의 형광 이미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제는 이것을 컬러로, 그리고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다음의 유튜브 클립 을 살펴보라.


생명이란 무엇인가? 자기 복제와 생식


생명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지난 수천 년 간 사람들의 정의하려 해 온 것이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에 대해 명확히 답하지 못하고 있다(이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른 글로 다루겠다). 그러나, 가장 직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생명체는 자기 자신을 복제하고 따라서 자신과 같은 종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자동 기계를 만들었지만, 그 중 어떠한 것도 자기 자신을 만들지는 못한다(그림 1). 지금도 우리는 자가 복제하는 물체를 만들 수 없고, 앞으로도 당분간을 그러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의 모든 생명은 그렇게 한다. 그 놀라운 서사시를 우리는 생식이라고 부른다.


그림 1. 우리는 거대하고 능숙하게 반복 작업을 하는 생산용 기계들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은 자기 자신을 복제하진 못한다.



생명의 고리


가끔 이러한 생각을 하곤 한다. 나라는 개체는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났으며, 그 부모님은 다시 당신들의 부모님에게서 태어났다(그림 2). 이와 같은 재귀적 굴레를 끝없이 굴러 나가다 보면, 우리는 수천, 수백만 년을 거슬러, 결국에는 생명의 탄생에까지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한 명 한 명은 지구상에서 약 37억 년 전 일어났으리라 추정되는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잠시도 쉬지 않고 한 번도 끊어지지 않은 영겁과도 같은 생명의 고리 끝에 매달린 가냘픈 가지들인 것이다. 이러한 거대한 생명의 나무를 머릿속에 떠올릴 때면, 경외감마저 느껴지곤 한다. 이러한 생명의 나무를 지지하고 유지케 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그것은 생명체만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 물질적인 자기 자신을 복제하는 능력에 있다. 생명에게 있어, 우린 이러한 능력을 생식reproduction 이라고 부른다.


그림 2. 가계도pedigree. 이는 어떻게 우리의 생명이 전해져 내려왔는지를 보여 준다.


도대체 어떻게 생식할 수 있는 최초의 생명이 탄생했는지는 차치해 두고서라도(미주 1), 생명체가 스스로를 복제하는 능력은 불가사의하며 아직도 우리의 기술로 구현할 수 없는 것이다. 심지어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백 분의 일도 안 되는 세균들도 수십 분 만에 자기 자신을 완벽히 복제해내는데 말이다(그림 3). 이러한 생식 능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는데, 무성 생식과 유성 생식이 그것이다. 우리는 생식이라고 하면 남녀(그러니까, 서로 다른 두 성sex)가 생식 세포를 교환하여 자손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편적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생식의 큰 한 가지일 뿐이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 식물 그리고 곰팡이와 같은 균류가 속하는 진핵생물Eukaryote 들은 우리가 익숙한 대로 성을 가지고 유성 생식을 하지만(미주 2, 3), 진핵생물이 아닌 다른 생물들, 그러니까 단일 세포이며 핵을 갖지 않는 다른 생물 종들은 무성 생식을 한다. 즉, 이들은 성을 갖지 않는다.


그림 3. 막대 모양의 간균. 이들은 분열법을 통해 빠르게 번식한다. 하단의 영상 클립을 보라.

* 박테리아(세균)의 놀라운 번식력을 보여주는 비디오 클립.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이 없는 생식이 훨씬 일반적일 것만 같다. 그들은 굳이 반대 성을 갖는 개체를 찾아 멀리 이동할 필요도 없고, 수고스러운 유전자 교환을 위해 ‘몸’ 을 맞댈 필요도 없으며, 그 과정에서 복잡한 염색체 분할 과정 따위의 일련의 수고스러운-따라서 에너지를 소모하는-작업들을 할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들은 성을 갖는 생명체들보다 더 빠르게 번식할 수 있고,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럼에도 왜 지구상에는 이렇게 많은 유성생식성 생물들이 존재하는가?



유전자 뒤섞기


그것은 유성 생식이 갖는 유전자 뒤섞기의 힘 때문이다(정확히는, 다수가 그럴 것이라고 추측한다). 생명체가 만일 정확히 자신을 똑 닮은 후손만을 만들 수 있었다면, 지구상에는 단 하나의 종만이 존재해야 할 것이며, 한 종 안에 속한 개체들은 모두 정확히 똑같이 생겨야 할 것이다(인간이 그렇다면 꽤 끔찍할 것이다! 당신이랑 똑같은 사람과 짝짓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러나 그렇지 않은 이유는, 생명체가 자신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약간씩의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다윈은 이를 변화를 동반한 계승descent with modification이라는 명칭으로 불렀고, 우리는 그것을 이제 진화라고 부른다; 초기 판본에서, 조심스러웠던 다윈은 진화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다).


그림 4. 생물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면 학부 초기때 열심히 배우게 되는 DNA의 복제 과정. 푸른 색이 DNA 복제효소다.


이러한 변화의 첫 번째 추동 요인은 무작위적인 돌연변이이다. 생명의 물리적 몸체를 구축하는 데 쓰이는 설계도인 DNA 는, 새로운 세포에게 번식을 통해 옮겨 갈 때에 복제되어 물려주게 된다(그림 4). 이 DNA 를 복제하는 DNA 복제 효소는 분당 평균 1,000개의 DNA 글자를 옮겨 적을 수 있는데, 컴퓨터가 아닌지라 만 개에서 십만 개 당 몇 개 정도의 ‘오타’를 낸다. 인간의 글쓰기 (문법 교정 프로그램의 통계 수치에 의하면, 인간은 평균 100단어 길이의 문장을 적을 때 7.9개의 문법/철자 오류를 낸다고 한다) 보다야 훨씬 월등한 수치지만, 우리의 DNA 의 크기를 고려할 때 이것은 꽤나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인간 유전체에는 대략 30억 쌍의 DNA 염기서열이 있는데, 십만 개당 한 개만 오타를 내더라도 3만 개의 오타가 된다! 그래서, 많은 생명체에는 눈에 불을 켜고 오타가 난 부분을 찾는 교정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 프로그램들이 대부분의 오류를 교정해 주기 때문에(미주 4) 실질 오타율은 수천만~1억 개당 하나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미주 5). 그럼에도 이 교정 프로그램의 눈을 벗어난 오타들은 존재하게 되고, 이러한 돌연변이는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인간의 경우, 대략 세대 당 100-200개의 새로운 돌연변이가 생긴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E. Dolgin, 2009, Nature; 미주 6).


이렇게 생긴 돌연변이는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구조나, 혹은 그 조절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생명체의 기능을 바꾼다. 즉, 이러한 무작위적 돌연변이는 생명체를 조금씩 달라지게 만듦으로써 진화의 추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문제가 하나 있는데, 이런 무작위적인 돌연변이는 너무 희귀하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무작위적으로 아무 알파벳이나 찍히는 기계를 이용하여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쓰는 것과도 같은 셈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언가 환경에 적응하기 좋은 새로운 형질을 만들어 내려면, 고통스럽게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생명체들은 글자를 하나씩 바꾸는 것이 아니라, 문단이나 문장, 아니면 페이지를 통째로 교체하고 뒤섞는 수단을 고안했다. 그것이 바로 유성 생식이다.


그림 5. 마우스(생쥐)의 난자에 대한 형광 이미지.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난자 안의 저 푸른 뼈대 단백질이 기능에 중요하다고 한다. Jentoft, 2023.


유성 생식에서는, 명확히 구분되는 두 개의 성sex 을 가진 생명체들이(미주 6) 각각 반씩 자신의 유전자 조각들을 각출하여 생식 세포를 만들고(그림 5; 암컷에서는 난자egg를, 수컷에서는 정자sperm 을-수컷과 암컷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생식 세포를 만드는지로 구분하는데, 큰 생식 세포를 만드는 것이 암컷, 작은 생식 세포를 만드는 것이 수컷으로 정의된다), 이 두 가지를 합침으로써 유전자 뒤섞기를 실시하게 된다. 즉, 이 과정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책의 문장과 문단, 페이지와 장을 마구잡이로 뒤섞게 되므로 한 글자 한 글자 무작위로 쳐 내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재구성을 이루어 낼 수 있게 되고, 결과적으로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새로운 글을 적으려고 한다면, 글자 글자를 따 오는 것보다는 인터넷에 있는 문장과 문구들을 가져다가 배치만 바꾸는 것이 훨씬 빠르고 쉽지 않겠는가?) 이러한 연유로, 유성 생식은 척박한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일부 생명체들은 이 양측의 장점을 모두 취하여, 먹고살기 좋은 환경에서는 빠른 무성 생식을 하고, 척박하여 새로운 형질이 필요한 경우에는 유성 생식을 한다).


이러한 유성 생식의 유전자 뒤섞기가 보여주는 힘은 일상 생활에서도 여실히 깨달을 수 있는데, 인간이 인위적으로 진화압을 형성해 온 품종 개량에서 그 힘을 확인해 볼 수 있다. 1950년대, 젖소의 평균 연간 우유 생산량은 2천 리터가 채 안 되었지만, 수십 년간의 인위적인 선택 교배는 우유 생산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 조각들을 모았고, 불과 60년 만에 우유 생산량은 8천 리터로 늘어났다(그림 6, 빨간색 선)! 8천 리터는 1960년대 기준으로 0.0000002% 의 젖소에서만 도달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이젠 거의 모든 소가 이만큼의 우유를 생산해 낸다. 이것은 단순한 돌연변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유전자 뒤섞기의 강력하고도 재빠른 힘이다.


그림 6. 젖소의 평균 우유 생산(붉은 선). 인위적 선택 교배는 단순한 돌연변이로는 할 수 없는 급격한 형질의 성장을 유도했다. N. Wray, 2019, Genetics.


* 그러나, 무성 생식을 하는 생명체들도 이제는 유성 생식의 장점과 같은 유전자 뒤섞기 기능을 가지고 있다. 세균 같은 경우에는 세균 사이를 연결하는 얇은 다리를 이용하여 DNA 조각을 주고받을 수 있는데, 항생제 내성과 같은 유용한 형질들을 이러한 방법으로 주고받는다. 그러나 이와 같은 메커니즘은 진핵생물의 유성생식과는 독립적인 기능으로 추정되어, 엄밀한 의미의 유성생식으로 보지 않는다.



이번 글에서는 성의 탄생 의의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음 글에서는 맥락을 조금 바꿔서, 더 눈에 띄는 세상으로 넘어와 보자. 동물들의 성 선택과 다양한 짝짓기 전략들, 그리고 더 나아가 영장류와 인간의 생식에 대해서도 다룬다.



미주 Endnote


미주 1.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는 불가능하다. 그저 수십억 년을 거쳐 지금까지 남아 있는 미세한 증거의 부스러기들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이에 대해 몇 가지 가설이 있는데, RNA 분자는 스스로를 복제하여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 활동에 필요한 효소 작용(즉, 물질을 자르고 붙이는 등의 실질적인 행위) 도 동시에 할 수 있기에-RNA 와 효소enzyme 을 합쳐 리보자임ribozyme 이라고 부른다-아마 초창기의 자기 복제자는 RNA 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를 RNA 세계 가설이라고 부른다. 다른 재미있는 가설들로는 심해 열수공 가설이나 범종설(panspermia) 가 있는데, 이 중 범종설은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한 것이 아니라, 우주의 다른 곳에서 (예컨대 화성) 생명이 태어난 후 이것이 모종의 방법으로 지구로 옮겨 떨어져 지구의 생명이 생겨났으리라는 주장이다. 터무니없는 과학 소설처럼 들릴 지 모르지만, 실제로 운석이 화성을 강타하며 떨어져 나온 조각들은 지구까지 도달할 수 있다. 어쩌면 아주 먼 과거, 그러니까 화성에도 생명이 살기 좋았던 과거에 화성에서 먼저 탄생한 생명체가 지구로 옮겨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다(또는, 화성-유래 생명체와 지구-유래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주 2. 이 정도 되었으면 이 문장의 끝에 미주가 달려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할지 모두 알리라 믿는다: 예외도 있다. 식물들은 동물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증식할 수 있는 줄기세포가 존재하고 있어서, 일부를 잘라 내어 적절한 환경을 유지만 해 주면 유전적으로 똑같은 다른 개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동물로 비유하자면, 팔을 좀 잘라 내서 인큐베이터에 잘 넣어 두면 거기서 나랑 똑같은 개체가 자라나는 것이다). 이것이 사실 꽂이나 접붙이기의 원리다. 또한 신기하게도 일부 동물들은 유성생식을 하는 방법을 이젠 “잊어버리고” 무성 생식으로 돌아간 경우도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거머리류이다. 이들은 성별이 없이 처녀생식을 한다. 이런 처녀생식을 할 수 있는 동물로 우리가 잘 아는 다른 예시는 도마뱀 따위가 있는데, 도마뱀, 벌, 그리고 일부 새까지도 암컷 혼자서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처녀 생식을 할 수 있다. 당연히 인간은 아직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다(일부 종교적 설화를 제외하면).


미주 3. 거의 모든 진핵생물에서 유사한 유성 생식 과정이 보인다는 것은, 유성 생식이라는 형질이 진화 과정 매우 초기에서 나타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진핵생물의 마지막 공통 조상에서 이러한 형질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하며, 이는 약 20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C. Zimmer, 2009, Science).


미주 4. 도대체 눈도 없는 단백질이 어떻게 오타를 발견한단 말인가? 그것은 (부분적으로는) DNA의 구조적 특성 덕분이다. DNA는 간단히 말해 두 개의 똑같은 사본이 결합된 사다리 구조고(엄밀히는 똑같다기보다는 상보적complementary하다), 따라서 그 중 하나가 손상되어 오타를 낸다면 사다리의 반대쪽 정보를 참조하여 수정하면 된다. 그럼, 아예 사본 참조도 할 수 없도록 DNA가 두 토막이 난다면 어떻게 될까?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우리 몸은 두 벌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고(즉 사다리도 두 벌 있다), 놀랍게도 반대편 염색체의 정보를 가져다가 수선한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DNA수선 기작이 바로 뜨거운 주제인(그리고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퍼-카스9의 기본 메커니즘 아래 깔려 있다. 하나 더: 감기 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일부 바이러스는 이중 가닥이 아닌 단일 가닥의 RNA를 유전체로 가진다. 그에 따라 수선이 어렵기 때문에, DNA를 가지는 숙주에 비해서 백만 배 가까이 높은 돌연변이율을 가진다(S. Duffy, 2018, Plos biology). 이런 높은 돌연변이율은 백신 개발을 어렵게 만들고, 이미 개발된 백신을 회피하게 하는 주된 범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수많은 변종들을 보라.


미주 5. 좀 덜 와닿을 수 있으니 현실로 옮겨 보자. 책 한 권에는 (아마존 데이터 기반, 영어 기준) 약 6만 4천 단어가 있고, 영단어 하나는 평균 4.7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 즉, 책 한 권에는 평균 30만 글자가 있는 셈이다. 1억 개당 하나 수준의 오타는 그러니까 책 330 권에 고작 오타가 하나 있는 셈이다! 우리 나라 성인 평균 독서량은 연간 4.5권이니, 평균 성인이 73년 간 책을 읽어야 오타 하나를 찾아낼 수 있는 수준의 정확도다. 보통 내가 책 하나를 읽을 때 오타를 적게는 몇 개, 많게는 수십 개를 발견하니 인간 편집자나 교정 프로그램보다 DNA 복제 메커니즘은 훨씬 정밀하다.


미주 6. 그런데 이러한 돌연변이는 그냥 무작위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에 몰려서 발견된다(이를 돌연변이 열점hotspot 이라고 부른다). 전체 삽입/결실 돌연변이의 45% 가 고작 4% 의 게놈 영역에서 발견되며, 특정 영역에서는 평균의 100배에 이르는 고밀도 돌연변이가 존재한다. 이는 염색질 구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염기 서열 자체 때문일 수도 있으며, 심지어 일부로 과-유도된 돌연변이일 수도 있다(이건 꽤 재미있는 이야기니까 나중에 다뤄볼 수 있으면 다루어 보자; A. Nesta et al., 2021, Trends in genetics review).


미주 7. 우리는 두 개의 성에 아주 익숙하고, 실제로 대부분의 유성생식 체계는 2개의 명백히 구분되는 성 체계를 가진다(성이 두 개여도 서로 만나기 어려운데, 더 많아지면 불필요한 비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균류와 같은 경우는 성에 해당하는 다양한 교배형mating type 을 가지는데, 세 개에서 많게는 백 개가 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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