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직기'라고 안내문이 붙어있는 오래된 기계가 있다. 과연 어떻게 작동을 하고 사용했을지 모르겠지만 얼핏 보아도 십수 년은 되어 보인다.이곳에 이런 것이 있는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이곳은 강화도.
강화도는 참 가까우면서도 익숙한 듯 하지만 의외로 가볼 기회는 많지 않은 곳인 거 같다. 바로 아래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는 많이들 가고 잘 알 것이다. 하지만 강화도는 전국체전이 열리면 강화도의 마니산 정상에서 성화를 채화하기 때문에 마니산은 잘 알 것이고 마니산은 그 높이가 472m 정도로 높지 않아서 등산에 입문하는 등산 초보자에게도 좋은 산이겠다.
찾다 보면 이것 말고도 최근에는 루지를 타는 곳이나 온천도 있어 나들이를 좋아하거나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에게도 가보기에 의외로 좋은 곳이다.
여행이라 하면 먹는 것이 빠질 수 없는데 예전부터 가끔씩 잊을만하면, 그리고 강화도를 검색하다 보면 뜨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조양방직이다. 요즘 교외에도 대형카페나 베이커리카페가 좋은 곳이 많이 생겨서 갈 곳이 많아졌다. 그렇다고 다 가볼 수도 없고 갔던 후기를 보면 그저 다른 사람들의 리뷰에서 보이는 것이 전부라거나 생각보다 작아서 기대이하였다는 평도 많이 보게 된다. 조양방직을 찾아보면 그냥 '갤러리카페' 정도로 나오고 규모는 있지만 그저 잘 조성된 큰 카페인가 보다 하고 크게 관심이 더 가거나 기대되진 않았었다. 그런데 직접 방문하고 어떤 곳인지 알아보니 다르게 느껴졌다. 어떤 곳인지는 조양방직 안의 정원에 설명이 쓰여있는 안내판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었다.
한국전쟁을 거쳐 1958년 문을 닫았던 공장은 2010년대에 미술관카페로 문을 열었다고 한다. 들어가는 입구에서 왼편으로 따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 입구가 있고 그 안에 오래된 옛날 물건들을 잘 진열해 놓았다.
특별한 골동품은 아니지만 예전에 쓰던 물건들이 그냥 여기저기 놓인 것이 친근함을 느끼게 한다. 옛날 전화기나 농기계등 다양한 종류의 물건들은 특별히 못 만지게 하는 것들도 아니어서 어르신들은 둘러보고 만져보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짧은 미술관 아닌 미술관 건물을 지나치면 더 넓은 정원 같은 공간과 카페 입구가 나온다.
입구를 들어가면 먼저 차를 주문하는 곳이 나오고 그 뒤로는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는 베이커리가 있다.
주문한 차를 받아 반대편의 입구로 들어가면 밖에서 느끼지 못한 큰 공간이 나온다.
어마어마한 공간에 많은 소품과 조명들이 있고 의자도 많아서 앉아 쉬기 좋다. 날씨가 더워도 이곳에서 더위도 피하고 차 한잔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을 것 같다. 공간 구석구석을 매운 여러 소품들은 아마도 이곳을 만든 사람들이 수집한 물건들로 보인다. 어떻게 이 오래된 공장터에 수집한 골동품들을 인테리어로 활용해서 이러한 공간을 탄생시켰는지 감탄하게 만든다.
내부뿐만 아니라 바깥 정원에 조각상이나 골동품들도 멋을 더한다.
다른 건물로 옮겨가니 또 다른 물건들을 모아 작은 미술관을 만들었다.
항상 그런 생각을 하지.. 비싼 아파트를 보면서 예전에 쌌을 때 샀으면 지금 부자가 됐을 텐데 하고. 누가 말리지 않거나 말려도 꾸준히 수집할 수 있는 고집, 이런 공장터나 비슷한 규모의 공간만(?) 있었다면 나도 이런 카페 하나 만들 수 있었을 거 같은데... 항상 될 사람은 따로 있나 보다.
어쨌든 보는 즐거움과 차 한잔의 여유, 거기에 맛있는 빵까지 그냥 여행에 추억여행까지 더해 참으로 좋은 갤러리카페이다.
돌아오는 길에 동막해변 가까운 어느 식당에서 해물칼국수 한 그릇 시원하게 처리하며 짧은 강화도 여행은 마무리되었다.
4월의 강화도에서 바다 근처지만 바닷가가 아닌 작은 산 사이 길가에 식당에서 식사 후 마침 식당 옆에 흔들의자가 있어 앉아 봄내음을 맡으니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봄날의 강화도는 또 오고 싶게 만든다. 아직 못 가본 여러 곳을 찾으러 꼭 다시 방문해야겠다.